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보험설계사 97명이 보험계약자들에게 1400억원대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저질러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23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유사수신 연루 의혹이 제기된 2개 GA를 긴급 현장검사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그 결과 금감원은 이들 GA 소속 설계사 97명이 사회초년생 등 보험계약자 765명을 상대로 1406억원의 유사수신 자금을 모집하고, 약 342억원은 상환하지 않은 사실을 적발했다. 전체 가담 보험설계사는 28개 GA에 134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설계사 출신으로 대부업체 PS파이낸셜 대표인 A씨는 이번 폰지사기를 기획한 총책이다. 그는 2022년 1월 GA B사를 직접 설립해 산하 설계사 조직을 유사수신을 위한 4단계 피라미드 조직처럼 운영했다. B사는 소속 인원이 760명인 대형 GA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생명 산하 GA인 미래에셋금융서비스도 소속 설계사 조직과 함께 동일한 형태로 사기에 가담했다.

해당 GA 소속 보험설계사들은 보험가입 고객들에게 단기채권 투자상품, PS파이낸셜의 대출자금 운용상품 투자상품에 투자하면 고수익이 보장된다며 가입을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한 설계사는 영업수당을 챙기고, 관리자도 영업실적에 따라 관리자수당을 받는 피라미드 구조였다. 이와 별도로 목표실적을 달성한 설계사 등에게는 특별 보너스 수당을 지급하고, 신규 영업자를 데려오면 여행경비를 지급하는 등 보험판매 독려를 위한 프로모션을 유사수신에 그대로 도입하기도 했다. B사 소속 실적 1위 설계사는 보험계약자 자금 약 360억원을 모집해 유사수신 모집수수료로 약 11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 금감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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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은 해당 GA 소속 보험 설계사들이 월급관리 스터디, 재무설계상담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를 통해 사회초년생에게 접근한 뒤 기존 보유 적금을 해지해 유사수신 투자를 권유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보험설계사는 자신들이 판매하는 투자 상품의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높은 수수료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데 현혹돼 보험영업 중 알게 된 고객 정보(DB) 등을 활용해 기존 고객들에게 자금 투자를 적극 권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실제 계약은 고객이 대부업체 대표에 자금을 직접 대여하는 금전대차계약으로 진행됐고, 투자금도 대부업체 대표의 개인계좌로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PS파이낸셜 자금 부족 등이 발생하자 '자산도약 저축 어카운트'라는 이름의 연이율 50%짜리 초고금리 상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유사수신에 가담한 보험설계사와 GA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등록취소와 인적 제재, 과태료 부과 등을 통해 보험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엄중히 조치하고, 위법 사항은 수사당국에 고발할 계획이다. 특히 GA와 대부업체를 사실상 하나의 사업체처럼 운영한 B사 소속 임원·설계사 등을 중징계하고 수사기관 고발 등 엄중히 조치하는 동시에 B사 대표의 법인자금 유용 부분은 횡령 등 혐의로 별도 고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GA와 설계사의 등록취소 사유에 유사수신 등 처벌 이력을 추가하는 것은 물론 대부업체 연관 GA에는 판매위탁 보험사에 해당 GA를 면밀히 관리하도록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서는 등 관련 제도개선도 함께 추진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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