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대 종전 협상·핵 군축 협의 나선 러시아 비호 받는 北
미·러 협상 지켜보며 일단 내부 성과에 집중
(평양 노동신문=뉴스1) =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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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방북은 북한과 러시아가 '공동 외교 전선'을 꾸렸음을 방증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23일 제기된다.
북러 '완전일치한 입장 확인'…대미 외교 공동 노선
이번 만남에서 논의된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북한은 노동신문을 통해 "지역 및 국제정세에 관한 양국 지도부의 견해와 의견이 폭넓게 교환됐으며 완전일치한 입장을 확인했다"라고 전해 김 총비서와 푸틴 대통령이 현재의 정세를 대하는 기조와 방식을 일치시켰음을 확인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종전 협상에 이어 '핵 군축' 협상 추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굵직한 외교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장 북한이 독자적인 대미 외교를 전개하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러시아의 대미 외교가 정리될 때까지 북한은 우방으로서 외교적 지지를 하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쇼이구 서기는 지난 2023년 국방부 장관일 때 처음 김 총비서를 만난 뒤 지난 21일 방북까지 세 번 김 총비서를 만났다. 이는 그가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특사로 북러 외교에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회동은 의례적인 외교적 이벤트가 아니라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 강화 및 반서방 연대 강화를 도모하는 새로운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전 파병 반대급부 극대화·美와 핵 군축도 준비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국은 오는 24일 '전면적인 휴전 협정' 체결을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만날 예정이다. 러시아는 제반 내용을 북한에게 공유하며 전쟁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북한의 입장에선 러시아로부터 받을 반대급부를 키울 수 있는 여건이라는 뜻이 된다. 일각에서는 우크라전이 멈추면 북러관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지만, 당장은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수요가 큰 상황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변함없는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면서 "앞으로 종전을 둘러싼 미러 간 대화 때문에 북러 협력이 약화될 우려까지 미리 차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러시아의 영향력 아래 미국의 '글로벌 핵 군축' 기조에 대한 공동 대응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와 북한은 그간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다극화 세계'라는 외교 노선을 주창해 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개될 새로운 핵 협상에서도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내부 사정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8차 노동당 대회에서 수립한 국가 발전 5개년 계획을 올해 마무리한다. 이는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 새 5개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사이엔 북한이 '대대적 경축'을 예고하고 있는 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 기념일이 예정돼 있다.
그 때문에 북한은 당장은 러시아가 앞장선 대미외교 노선에 발을 맞추며 내치에 집중한 뒤 다가올 9차 노동당 대회에서 새로운 외교적 전략을 수립하며 미국과의 접점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plus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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