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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의 트렌드&브랜드]AI, 알파세대의 '진짜 친구'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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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준영 크로스IMC 대표컨설턴드




"멍멍! 이 소리는 어떤 동물일까요"라는 질문에 "강아지"라고 4세 아이가 대답한다. 태블릿 화면 너머에서 즉각적으로 "맞았어요. 정말 잘했어요!"라고 칭찬과 긍정적인 피드백을 준다. 다시 아이와 함께 있던 아빠가 "호랑이 소리를 들려줘"라고 말하자 즉각적으로 호랑이 울음소리를 재생한다. AI가 어린아이들의 놀이와 학습에 자연스럽게 개입하며 친구이자 교사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만난 한 알파세대의 부모는 우리 아이가 "AI와 함께 숙제하고 놀고 이야기를 나누며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Z세대가 최초의 '디지털 네이티브'였다면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는 인류 최초로 태어나면서부터 AI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자리잡아 AI와의 상호작용을 당연한 것으로 인지하는 'AI 네이티브'다. 스마트폰의 AI 친구들과 함께 자라는 알파세대에게 AI는 더이상 단순한 기술이나 도구가 아니다. AI는 아이들의 정서적, 언어적, 인지적 발달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며 부모의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존재다. 알파세대는 자연스럽게 소통하며 놀이하고 일상을 공유하면서 성장한다.

중국의 또다른 Z세대(1995년 이후 출생) 부모의 사례는 더욱 흥미롭다. 울고 떼쓰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챗GPT에 "안녕, 다섯 살 어린이인데 킥보드를 타다 웅덩이에서 넘어졌어. 근데 다른 어른들이 비웃었어. 이래도 되는 건가"라고 질문했다. 챗GPT가 "완전히 잘못된 행동이다. 넘어진 아이를 비웃는 건 동정심이 없는 행동이다. 아이는 더 나은 대우를 받을 가치가 있다"고 답변하자 부모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도 울음을 멈췄다. 이는 AI가 단순한 정보 제공자를 넘어 정서적 위로자, 더 나아가 사회적 태도를 안내하는 윤리적 조언자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AI는 육아 지원도구를 넘어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새로운 관계적 존재로 자리잡았다. 이미 AI는 인간의 삶에 깊숙이 들어왔으며, 특히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심리학자 앨버트 반듀라의 사회적 인지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타인의 행동을 관찰하고 모방하며 스스로의 행동을 조정하면서 성장한다. 전통적으로 아이의 첫 모방 대상은 엄마였다. 엄마의 표정과 목소리, 몸동작을 보며 타인의 감정을 배우고 신뢰할 수 있는 대상과 관계형성을 시작했다. 전통적으로 아이가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은 부모, 형제, 선생님, 친구와 같은 물리적 세상의 존재였다. 그러나 이제 신뢰할 수 있는 모델이 '인류가 만든 AI'로 확장됐다. 예컨대 챗GPT가 아이에게 언어를 맞히는 놀이를 제공할 때 AI의 즉각적이고 일관된 칭찬과 피드백은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기대감을 형성해 언어적 자신감을 높이고 적극적인 소통과 학습참여 동기를 제공한다. AI와 실시간 상호작용은 아이들에게 '사회적 학습'이 이뤄지는 중요한 환경이 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신만의 행동방식과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형성한다.

이 새로운 관계와 함께 살아가는 아이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박준영 크로스IMC 대표컨설턴트(Z의 스마트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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