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中선박에 입항 수수료 100~300만달러 제안
美업계 “해운업체 비롯 소규모 항구 피해”…24일 美 공청회 촉각
지난 2011년 9월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다롄 외곽 창싱섬의 STX 조선소에서 작업자들이 선박 선체를 건조하고 있다. [AP]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의 해양산업 패권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중국 선박에 대해 거액의 입항료를 부과하려는 계획이 세계 무역에 관세전쟁보다 더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조선·해운 산업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산 선박이 미국 항만에 입항할 때 100만~300만달러의 입항 수수료를 물릴 것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실행하기 위한 행정명령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해운 항만 업계에서도 반발이 일고 있으며 24일부터 이틀간 미국 워싱턴DC에서 화주와 중국 조선업계 등 각계 대표 수십명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 청문회가 열린다.
전미소매업연맹의 공급망 및 관세 정책 담당 조나단 골드 부사장은 “전체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 항만 수수료를 관세보다 더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면서 “해운업체들은 비용을 전가할 뿐만 아니라 특정 항로에서 철수할 것이며, 따라서 오클랜드, 찰스턴, 델라웨어, 필라델피아 등 소규모 항구는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상 운송업계의 베테랑으로, 관련 책을 쓴 존 맥코운도 “무역에 철퇴를 가하고 싶다면 이렇게 하면 된다. 이렇게 한꺼번에 해버리면 무역에 종말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 수십년간 조선, 물류 및 해양 산업에서 지배력을 확대해왔다.
USTR에 따르면 세계시장에서 중국의 화물선 제조 비중은 1999년 5%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50%를 넘는다. 한국과 일본이 나머지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 워싱턴포스트(WP)도 중국 선박에 대한 입항료 부과 조치는 지난 25년 동안 발전해 온 해상 무역 시스템을 위협하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미국이 겪은 공급망 중단이 반복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업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조선업이 부흥하기 위해선 수십 년간의 일관된 연방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현재 중국 선박에 막대한 비용을 부과하는 것은 화물 비용만 높이고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 것이라고 경고가 나온다.
세계 최대 선박 중개업체인 클락슨리서치 서비스에 따르면 항만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이론적으로는 미국이 400억~520억달러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미 중국에 대한 포괄 관세와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다음달 2일 상호관세 등과 맞물려 업계에서는 불안해하고 있다.
코펜하겐의 컨설팅 회사인 베스푸치 마리타임의 최고 경영자 라스 젠슨은 “해양 공급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서 나온 대안”이라고 평가하면서 “큰 항구들의 대규모 혼잡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플로리다주 웨스턴에 있는 기솔트 쉬핑의 한스 라우 사장은 중국산 선박을 장기 임대해 운항하는 소규모 운송업체의 경우 파산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우 사장은 “플로리다 남부와 걸프만 항구 또는 자메이카, 케이맨 제도, 도미니카 공화국과 같은 카리브해 항구 사이의 해역을 운항하는 미국 지역 항공사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수천명은 아니더라도 수백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는데, 이들은 즉시 전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