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일본 도쿄에서 열린 예산위원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새로 선출된 자민당 의원들에게 상품권을 나눠줬다는 폭로가 나오면서 정권 위기에 놓였다. [EP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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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이른바 ‘상품권 스캔들’ 여파가 자민당 전체로 퍼지고 있다. 이시바 총리뿐만 아니라 전임 총리들도 의원들에게 상품권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민당 내 ‘금권 정치(금전과 권력에 의해 일방적으로 운용되는 정치)’가 비판을 받고 있다. 자민당은 지난해에도 ‘비자금 스캔들’로 질타를 받았기에 이번 논란이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상품권 지급은 전통” 내부 폭로 잇따라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왼쪽)과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 두 사람 모두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 출신 총리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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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아사히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가 이달 1일부터 초선 의원 15명에게 각각 10만엔(약 98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나눠 준 사실이 밝혀진 후 “과거부터 이와 유사한 관행이 있었다”는 내부 폭로가 잇따르고 있다.
오오카 토시타카 중의원 내각위원장도 2012년 첫 당선 이후 공저에서 열린 회합에서 당시 아베 신조 총리 측으로부터 “상품권과 유사한 것을 받았다”고 언론에에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다른 전직 의원도 아사히신문 취재에 해당 사실을 인정했다.
의원들이 상품권을 받은 방식도 기시다 총리와 같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3일 초선의원 15명과 저녁 식사를 앞두고 비서를 통해 10만엔 상품권을 여행지 등에서 친지나 친구 등을 위해 사 오는 선물이라고 제공했다. 이시바 총리 역시 기시다 전 총리와 유사하게 간담회 형식의 식사를 잡고, 의원들의 사무실로 상품권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대형 백화점 봉투에 10만엔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하는 방식, 상품권을 ‘선물’이라며 제공한 점 등이 이시바 총리 사건과 유사하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는 “자민당 내부에서 이런 행위가 관행화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 이시바 시게루(가운데서 오른쪽) 일본 총리가 도쿄에서 열린 자민당 연례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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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전 의원들도 상품권 배포가 오랜 관행이라고 폭로했다. 1979년 중의원 선거에서 처음 당선되어 14선을 한 후나다 하지메 전 의원은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며 “나도 그런 자리에 있었던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익명을 요청한 자민당 간부는 “중의원의 경우, 4선 의원까지 (상품권을) 받을 권리가 생긴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의원은 “(상품권 지급은) 자민당의 전통문화다”라고 말했다.
이시바 지지율, 퇴진 위기 수준으로 추락
제64, 65대 총리였던 다나카 가쿠에이의 유명 발언인 “정치는 숫자, 숫자는 힘, 그 힘은 돈이다”가 자민당 내에 통용되고 있다고 아사히는 짚었다.
안 그래도 낮았던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퇴진 위기 수준으로 추락했다. 닛케이가 지난 21일부터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의 상품권 스캔들 해명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응답자가 72%에 달했다. 교도통신이 실기한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27.6%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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