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사실 담긴 책 386권 도서관에
시민단체 “내용 확인 않고 구매한 탓”
시민단체 “내용 확인 않고 구매한 탓”
전국 학교 도서관에서 대출이 가능한 5·18왜곡 도서. 시민단체 조사결과 전국 159개 학교에서 386권의 5·18왜곡 도서를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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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출간된 <5·18분석 최종보고서>의 저자는 지만원씨(83)다. 지씨는 지속해서 5·18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대표 인사로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 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여러 차례 정부 공식 조사에서 “사실이 아니다”고 확인된 내용이다.
<5·18분석 최종보고서>는 ‘5·18에 북한특수군이 투입됐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5·18에 참여한 시민들을 ‘광주에 투입된 북한특수군’(광수)라고 주장한 지씨는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2023년 대법원에서 징역2년에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 책을 전국 48개 초·중·고등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대여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5·18의 중심지였던 광주지역 중학교도 포함돼 있다.
시민모임 측은 5·18기념재단이 ‘5·18역사왜곡 도서’로 분류한 23종에 대해 학교 독서교육 플랫폼인 ‘독서로’를 이용해 각 학교들의 소장 여부를 조사했다.
각 학교들이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5·18왜곡 도서는 4권으로 된 <역사로서의 5·18>로, 소장량을 모두 합치면 204권이다. 2013년 발간된 이 책은 5·18에 참여한 시민을 ‘무장봉기 주동자’로 지칭하며 진행 과정을 왜곡하고 있다. 저자인 ‘김대령’은 지속적으로 5·18을 왜곡하는 극우인사로 알려져있다.
지씨가 쓴 다른 책 여러 권도 소장 도서 목록에 올랐다. <수사기록의 본 12·12와 5·18>은 70권, <솔로몬 앞에선 5·18>은 39권이 각 도서관에 소장 중이었다. 이 책들도 모두 “5·18은 폭동”이라거나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지씨 주장이 담겼다.
전직 대통령 전두환씨가 쓴 <전두환 회고록 1권>을 보유하고 있는 학교도 전국에 8곳이나 됐다. <전두환 회고록>은 5·18 당시 계엄군의 헬기사격을 부정하고 “5·18과 나(전두환)은 관련이 없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법원은 이 회고록에 대해 판매 및 배포금지 판결을 내린 바있다.
박고형준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상임활동가는 “대부분의 학교가 내용도 제대로 살피지 않고 책을 구매하면서 생긴 일로 보이지만 장기간 이런 사실을 몰랐다는 것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며 “이제라도 교육청의 철저한지도·감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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