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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닮은 한국-아일랜드 교류 확대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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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데가르드 노튼 아일랜드 아동·평등·장애·통합·청소년부 차관이 지난 2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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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는 제국주의 침략→독립투쟁→분단→무장 갈등→평화공존 모색이라는 역사의 궤적이 한국과 닮은 점이 많은 나라다. 무엇보다 아일랜드섬은 ‘성금요일 협정’(벨파스트 평화협정, 1998년 4월10일) 이후 무장 갈등을 잠재우고 공존, 평화, 화해의 터전을 넓혔다. 이처럼 평화의 역사를 가진 아일랜드는 대표 명절인 ‘성 패트릭의 날’이 있는 3월 각국에 정부 대표를 보낸다. 아일랜드 정부 대표로서 한국을 방문한 힐데가르드 노튼 아동·평등·장애·통합·청소년부(아동청소년부) 차관을 지난 21일 서울 강서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성 패트릭 날’ 맞아 정부 대표로 방한
제국주의 침략과 독립투쟁·분단 등
역사 궤적 닮은꼴인 ‘유럽의 한국’



“아일랜드와 한국의 비교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고, 공유할 수 있는 교훈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아일랜드에서는 공유된 섬이라는 개념을 추구하며, 사람들과 커뮤니티 간 연결을 촉진하고, 시장을 활성화하며, 국경을 넘는 인프라와 천연 자원에 투자하고, 공유된 문화를 기념하는 것의 가치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한반도에서도 남북 주민들 사이에 이러한 협력이 이루어진다면 매우 의미 있을 것입니다.”



노튼 차관은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와의 공존이 가능했던 것에는 ‘공유된 섬’이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한 관용 정신이 있었다고 말한다. 아일랜드는 1949년 영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했지만, 아일랜드 섬 안에 영국의 영토인 북아일랜드가 여전히 존재하며 ‘공존’을 이루고 있다. 과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는 갈등의 주된 공간이었지만, 이제는 남-북 아일랜드 사이에 어떠한 장벽도 만들어선 안 된다는 성금요일 협정의 정신을 바탕으로 평화를 이뤄냈다.



아일랜드는 국제적으로 전쟁의 위협이 닥칠 때마다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도 그 중 하나다. 노튼 차관은 방한하며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저지른 끔찍한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지만, 아일랜드는 지난해 5월 노르웨이, 스페인과 함께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노튼 차관은 “우리는 모든 당사자가 휴전 및 인질 석방 합의를 존중하고, 합의의 2단계 이행을 위한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라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원 및 전력 공급을 중단한 결정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인도적 지원은 즉시 그리고 대규모로 재개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을 휴양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몇가지 제안을 했지만, 우리는 그 제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아일랜드와 오랜 무장 갈등에도
‘공유된 섬’ 관용정신으로 평화 이뤄
“양국 비교연구 활발…나눌 교훈 많아
사이버보안·재생에너지 등 협력 원해”



아일랜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아니지만 유럽연합, 나토 등과 긴밀하게 유대하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도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노튼 차관은 “아일랜드는 유럽연합·우크라이나와 완전한 유대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에게 어떠한 자비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이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실존적 위기일 뿐만 아니라 유럽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2016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의 주도로 이뤄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아일랜드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아일랜드 시민권을 신청하는 영국인이 브렉시트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튼 차관은 “아일랜드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항상 유감스럽게 생각해 왔다”라면서도 “하지만 정부는 기존 관계를 바탕으로 아일랜드와 영국의 관계를 재건하고,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노튼 차관은 한국과 아일랜드가 역사적으로 닮은 만큼 교류를 확대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는 사이버 보안과 재생 가능 에너지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라며 “또한 관광객과 유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아일랜드와 한국 간 직항 노선이 생긴다면 더욱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을 아시아의 아일랜드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다르게 표현하자면 아일랜드가 유럽의 한국이라고 볼 수 있다”며 “한국을 방문하여 한국분들과 함께 성 패트릭의 날을 기념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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