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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12년 전엔 '윤석열 구하기', 이번엔 "尹 파면" 외치며 천막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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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광화문 천막 하루에 두 번 왕복
12년 전 국정원 대선 개입 규탄 천막 당사
이번엔 "헌정수호 전초기지" 尹 파면 촉구
李 "신속하게 선고해서 혼란 종식해야"

이재명(앞줄 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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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국회(비공개 최고위원회의)→광화문 천막당사(현판식 및 공개 최고위원회의)→여의도 복귀→걸어서 다시 광화문까지(도보 행진).

24일 광화문 광장에 천막당사를 펼친 첫날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약 9km 떨어진 여의도와 광화문을 하루에 두 번이나 왔다 갔다 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속한 파면을 촉구하기 위해 그야말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민주당 관계자)는 결기의 표현이다. 국회를 내팽개칠 순 없고, 장외 투쟁 동력의 불씨도 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여의도와 광화문을 오가는 투트랙 투쟁을 감수하고 나선 것이다. 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 석방 이후 24시간 국회 비상 대기령을 시작으로 광장 릴레이 집회, 매일 여의도와 광화문을 오가는 도보 행진에 이어 천막 당사까지 민주당의 투쟁 수위는 갈수록 고조되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천막당사를 "헌정질서를 수호하는 전초기지"라고 규정했다. 당 관계자는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시민들과의 장외 투쟁 전선을 넓히는 취지"라고 했다. 임시 설치 구조물인 만큼 당내 의원들이 단식 투쟁을 위해 머물렀던 천막 농성장에 '간이 현판'만 내건 소박한 당사다.

민주당의 천막당사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규명을 요구하며 서울광장에 차렸던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박근혜정부가 국정원의 대선 개입 수사를 뭉개려 하자 민주당은 거리로 나서며 원내외 병행투쟁에 나섰다. 당시 천막당사를 차린 배경에는 국정원 대선 개입 특별수사팀을 이끌었던 윤석열 전 팀장(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의 직무배제가 트리거가 됐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 "12년 전엔 윤석열을 구하려 쳤던 천막당사에서 이제는 윤석열 파면을 외치게 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다. 당시의 천막 당사는 범야권 공동 투쟁을 이유로 101일 만에 철수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번만큼은 다르다며, 윤 대통령 탄핵 인용까지 천막 철수는 없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013년 9월 15일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서울광장에 차려진 천막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퇴의사 표명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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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천막당사에서의 첫 일성은 온통 신속한 윤 대통령 파면 촉구에 집중됐다. 이재명 대표는 물리적 내전까지 언급하며 헌법재판소를 향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 올렸다. 이 대표는 "심리적 내전을 넘어서 물리적 내전이 예고되는 상황이라 신속한 선고만이 그간의 혼란을 종식하고 대한민국을 정상화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국회 전원위원회 개최를 통한 '신속한 탄핵심판 촉구' 결의안 처리 의사를 재차 밝히며 "헌재는 오늘 선고 기일을 지정하고 내일 당장 선고를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지도부는 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이후 여의도로 돌아와 다시 광화문으로 가는 도보 행진도 재개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파면을 외치며 여의도에서 광화문까지 꼬박 100km를 걸었다"며 "민주당은 계엄군을 물리친 여의도에서 빛이 퍼지는 광화문까지 국민과 함께 걸어 '빛의 혁명'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은 광화문에서 집회가 열리지 않아 도보 행진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거리 투쟁은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 복귀를 외치며 거리로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과 강성 보수 지지층의 여론전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국회 바깥'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여의도에서는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기 어려우니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내일과 모레 지도부 공개 회의도 광화문 천막당사에서 진행할 방침이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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