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김복형 "위법 없어"... 정계선 '파면'... 정형식·조한창 '각하'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덕수 탄핵 기각 5·인용 1·각하 2 판단 갈려
정계선 "파면해야 헌재 정상적 작동 가능해"
정·조 "대통령과 요건 같아야 탄핵남발 안해"

그래픽=송정근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사건은 기각됐지만, 헌법재판관 8명은 제각기 5대(기각) 1대(인용) 2(각하)로 나뉘어 쟁점별로 시각차를 드러냈다. 특히 재판관을 지명한 주체나 추천한 정당에 따라 판단이 갈려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재판관 8인 중 5인 기각 의견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김복형 재판관은 기각 의견을 냈다. 김복형 재판관을 제외한 4인은 소추 사유 대부분이 위법하지 않거나 위법하더라도 그 정도가 한 총리를 파면할 정도로 중하지 않다고 봤다.

탄핵 사유 중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건과 겹쳐 가장 주목을 받았던 내란 공모 부분에 대해선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들어보고자 회의 소집을 건의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도 "계엄 선포를 건의하거나 계엄 선포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적극적 행위로 인정할 만한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헌재는 비상계엄의 위법성은 판단하지 않았다.

여당과의 공동 국정 운영은 일상적인 당정 협의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여당과 협력하고 야당 및 국회에 협조를 구하겠다는 것일 뿐 대통령을 배제한다거나 대통령 퇴진과 관련된 권한행사에 대한 내용이 없고 대통령제 정부 형태를 무시하려는 의도까지는 없었다고 본 것이다.

대통령에게 각종 특검법 재의요구권 행사를 적극 종용 또는 권고해 대통령이 이를 행사하도록 했다는 국회 측 주장도 물리쳤다. 한 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해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들을 의결했다는 사정만으로 대통령 고유 권한인 재의요구권 행사에 실질적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특검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추천 의뢰가 10일가량 지연됐다는 이유만으로 공무원의 공익실현의무와 성실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한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를 맡은 지 3일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특검후보자추천위원회 구성이 완료돼 후보자 추천 의뢰의 적절성이나 그 영향을 검토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마지막 소추 사유인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은 위법하긴 하지만, 그 중대성이 파면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현직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하는 헌재를 무력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최상목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조한창·정계선 재판관을 임명해 한 총리의 임명 거부로 손상된 헌법 질서가 일부 회복됐다고 봤다.

반면 김복형 재판관은 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또한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대통령에게 국회 선출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할 의무가 있는 건 맞지만, 해당 후보자들이 자격 요건을 구비했는지, 선출 과정에 하자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검토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한데, 한 총리에겐 그럴 여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 총리는 국회가 3인의 재판관 후보자를 선출해 통지한 지 25시간여 만에 탄핵소추됐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 선고 날인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계선 유일한 인용 의견


정계선 재판관은 소추 사유 중 △국회 추천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거부 △내란 상설특검 임명 절차 이행 회피가 한 총리를 파면에 이르게 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판단해 유일하게 인용 의견을 냈다.

정 재판관은 "한 총리가 이 사건 특검 수사요구안의 수사대상에 자신이 포함돼 있음을 알면서도 중립적인 특검에 의한 수사를 방해 또는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추천위원회에 후보자 추천 의뢰를 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회 가결 법률안에 대해선 거부권을 적극 행사하면서 재판관 후보자에 대해서만 근거 없는 '여야 합의'를 주장하며 임명을 보류한 건 모순적이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봤다. 정 재판관은 "파면 결정만이 헌재의 정상적 작동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하고 효과적인 헌법적 수단"이라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 선고 날인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착석해 있다. 사진공동취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정형식·조한창 각하 의견


헌재는 이날 '대통령 권한대행'의 탄핵소추 요건에 대해서도 판단했다. 헌법상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 그외 공무원에 대해선 과반(151명) 이상의 찬성을 필요로 한다. 국회는 한 총리 탄핵 당시 한 총리 신분을 '총리'로 보고 찬성 192표로 가결했다.

재판관 6인은 '본래의 신분상 지위'에 따라 탄핵소추 의결정족수를 적용하는 게 맞다고 봤다. '권한대행'이라는 공직이나 지위가 새롭게 창설되는 게 아닌 데다 예비적, 보충적으로 대통령의 직무를 대행하는 국무총리의 지위가 대통령 지위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위를 '대통령에 준하는 지위'로 판단했다. 두 재판관은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 요건을 대통령의 경우와 동일하게 보는 게 타당하다고 보고 이 사건을 각하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국회가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소추에 신중할 수 있다는 게 두 재판관의 의견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