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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끄러 물 퍼나르는 소방헬기 아래서 스윙... 골퍼 영상 와글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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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인스타그램


한 골퍼가 산불로 인해 골프장 연못에서 물을 퍼 나르는 소방헬기 아래에서 공을 치는 영상을 올려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골퍼 A씨는 지난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여주시 강천면 간매리 11번지 일원에서 산불 발생했는데, 인근에 저수지가 없었는지 골프장 해저드 물을 소방 헬기가 퍼 날랐다”며 영상 하나를 올렸다.

영상에는 소방 헬기 2대가 워터 해저드에서 물을 실어 나르는 와중에 A씨가 헬기가 떠 있는 방향으로 공을 치는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영상 설명란을 통해 “헬기 소리 들으며 골프 쳐서 정신없었지만, 산불이 진화돼서 너무 다행이었다”며 “골프장 해저드 물이 이렇게 쓰일 수 있는지 처음 알았다. 일반 골퍼분들은 이런 경험 없으실 거 같아 영상을 올렸다”고 했다.

영상은 전날 촬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2일 오후 2시쯤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 간매리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나 당국이 진화 작업에 나선 바 있다. 헬기 9대와 인원 72명이 투입됐으며, 불은 약 4시간 만인 오후 6시 4분쯤 진화됐다. 이날은 경기 지역에 산불 재난 국가 위기 경보 ‘경계’ 단계가 내려진 날이었다.

이에 영상을 본 일부 네티즌은 소방 활동 중 골프를 친 A씨 행위가 위험했다고 비판했다. “사고 나면 어쩌려고 소방 헬기 나는 쪽으로 공을 치는 거냐” “안 그래도 물 퍼나르기 위해서 헬기가 저공 비행하고 있는데 그 방향으로 공을 치냐” 등이다.

한 유명 변호사는 “항공안전법, 소방기본법 각 위반 및 형법상 특수공무집행방해죄 및 특수재물손괴죄로 의율 가능성 있으니 조심하셔야 할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항공보안법은 항공기의 정상적인 운항을 방해하거나 방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소방기본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소방대의 소방활동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반면 “애당초 공이 헬기까지 안 닿는다” “이왕 골프장 갔으니까 끝까지 치고 가겠다는 거 아니겠냐” “진짜 위험했으면 캐디가 말렸을 것” 등의 반응도 나왔다.

논란이 이어지자, A씨는 댓글을 통해 해명에 나섰다. A씨는 “제 공에 헬기가 맞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냐”며 “맞을 일이 없다. (헬기 위치가) 티샷 지점과 거리도 멀고, 헬기는 높게 날아오른다”고 했다.

A씨는 ‘잠시 기다리는 게 맞지 않았느냐’는 네티즌 의견에는 “경기 진행 때문에 계속 기다릴 수가 없었다. 6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라운드 끝날 때까지도 산불 진화 못 했다”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헬기가 필드 위에서 소방 활동을 하는데 아무런 통제를 하지 않은 골프장 측을 문제 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 골프장 측은 연합뉴스TV에 “(헬기가 소방 활동을 하고 있어도) 플레이는 계속 진행되고, 문의하면 안내는 드리고 있다”며 “봐서 위험하겠다 싶으면 그때 캐디 분이 봐가면서 중단을 할 순 있다”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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