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현대차도 본격 참전… 완성車 업체, 반도체 자체개발 속도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미래차 전환 핵심’ 반도체에 사활

그래픽=박상훈·Midjourney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자체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가 첨단 IT 기술과 점점 더 밀접하게 접목해 가면서 반도체 기능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직접 자동차 회사 내에 반도체 설계를 하는 조직을 만들고 실리콘밸리에 연구소를 만들어 연구·개발을 진행하거나, 계열사에서 반도체 칩을 설계해 위탁 생산하는 식이다. 반도체 전문 기업이 아닌, 세계 최대 위탁 생산 업체 대만 폭스콘과 함께 회사를 설립하고 반도체를 공동 연구하기도 한다. 테슬라와 비야디(BYD) 같은 전기차 기업은 물론, 도요타와 현대차그룹,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등 전통의 완성차 기업도 최근 일제히 이런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심화한 반도체 수급난이 자동차 업체의 반도체 개발을 본격적으로 촉발했고, 전기차와 자율 주행 시대로 접어들면서 중요성이 더 커졌다. 차량용 반도체는 다른 고성능 반도체에 비해 우선순위에서 밀려 반도체 기업들이 소극적인 반면, 상대적으로 기술 난도가 높지 않아 완성차 기업들이 충분히 뛰어들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완성차 업체들은 코로나 시기 반도체 부품을 못 구해 생산 라인을 멈춰 세우는 경험을 하며 반도체 자체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했고, 최근에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첨단 전자 장비가 갈수록 많아지면서 이를 제어하기 위한 반도체에 주목하고 있다.

조선일보

그래픽=박상훈


◇미래 차 핵심 ‘반도체’ 확보에 사활

반도체가 곧 자동차의 성능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자동차 업체마다 차량용 반도체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는 최신 내연차에는 200개, 전기차는 1000개, 자율 주행차는 2000개 이상 탑재된다. 반도체 각각의 성능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 전기차 주행거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전력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베리파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작년 548억5000만달러(약 80조원)에서 2031년 828억2000만달러(약 121조원)로 연평균 5.8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의 차량용 반도체 설계를 담당하는 현대모비스가 내연차용 반도체를 생산하던 현대오트론을 2020년 인수해 전기차용 반도체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전기차의 전원 제어 기능을 합친 ‘전원 통합 칩’과 ‘램프 구동 반도체’ 같은 주력 부품에 탑재되는 반도체를 위탁 생산할 계획이다. 2001년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를 계열 분리시키며 반도체 사업에서 손을 떼고 차량용 반도체 대부분을 독일 인피니온 등에 맡겨왔는데, 반도체 수급난과 자동차의 첨단화로 반도체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현대차그룹은 2023년 세계 1위 차량용 반도체 기업인 독일 인피니온과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전력 성능 향상을 위해 기술 개발 협력을 하기로 했다. GM은 네덜란드 반도체 기업 NXP와 손잡고 전기차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글로벌 車 기업 일제히 반도체로

미국 테슬라는 초창기부터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위탁 생산을 맡겨 왔고, 중국 비야디는 직접 반도체 개발과 생산을 하고 있다. 비야디는 반도체를 비롯한 자율 주행 기술 개발에 1000억위안(약 20조원)의 투자 계획을 2023년 발표하는 등 반도체 사업에 속도를 더 내고 있다. 일본 도요타는 부품사 덴소와 합작사를 세워 차량용 반도체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폴크스바겐은 사업부 카리아드를 통해 맞춤형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

최근 업계에선 여러 반도체에 흩어져 있던 기능을 한데 모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다국적 기업 스텔란티스는 폭스콘과 반도체를 공동 개발 중이다. 전체 필요한 반도체의 80%를 대체할 수 있는 4개의 새로운 반도체를 개발해, 부품의 복잡성을 줄이고 공급망을 단순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 때 차량용 반도체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고, 최근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자체 기술로 치고 나오고 있는 점도 업계의 기술 개발을 더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영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조선일보 주요 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