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시장 경쟁 격화
쿠팡이츠 1월 이용자수 1000만명 돌파
배민은 소폭 줄어… 수익성 악화 가능성
한때 자율 문화·신박한 마케팅으로 주목
수수료 인상에 소비자 외면 악순환 거듭
상생안 업자에 부담… 추가 인하 목소리도
김범석 ‘2.0 TF’ 출범 위기 대응 안간힘
서울 시내에서 배달 노동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쿠팡이츠 월간이용자수(MAU)는 10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쿠팡이츠 MAU가 1000만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자료를 보면 지난해 쿠팡이츠 MAU는 553만명에서 963만명으로 74% 급증한 반면, 배민 MAU는 2245만명에서 2243만명으로 소폭 줄었다. 카드결제액도 쿠팡이츠는 118% 증가했고 배달의민족은 7.8% 감소했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3월 업계 2위였던 요기요를 제치고 1년 만에 독보적인 1위였던 배민을 위협할 만큼 무섭게 성장했다. 쿠팡의 1400만명에 달하는 유료 멤버십(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한 뒤부터 성장세가 가파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츠 성장세를 보면 점유율 역전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의 경우 가게배달을 운영하는 업주들이 많아 배민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수도권으로 제한하면 점유율 차이는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경쟁업체 맹추격에 배민의 수익성은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배달 앱 무료배달 경쟁이 심화한 탓에 소비자뿐만 아니라 회사의 수수료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수익성이 전년보다 떨어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아한형제들은 2019년을 제외하고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증가해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포화상태에 이른 배달 앱 시장에서 배민의 혁신성이 돋보이지 않는다는 게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경영학부)는 “이전엔 혁신기업 (이미지를) 가졌지만 지금은 다른 배달 앱과 다를 게 없다”고 설명했다. 배민은 정보기술(IT) 플랫폼 대표 기업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민)’에 포함돼 한때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스타트업 1위에 뽑히기도 했다. 당시 2위가 쿠팡이다. 자율적인 조직 문화에 유머를 겸비한 ‘B급 마케팅’, 배민신춘문예와 ‘치믈리에(치킨+소믈리에)’ 시험 등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미지로 주목받았다.
높은 수수료에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자체 앱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고, 판매자, 이용자 이탈에도 영향을 미쳤다. 규제 리스크도 여전하다. 상생협의안이 오히려 자영업자 부담을 늘린다는 지적에 더불어민주당 ‘을(乙)지키는 민생실천위원회’가 중개수수료 추가 인하를 요구하는 등 업체 부담이 커질 여지가 있다.
서울의 한 음식점에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 스티커가 붙어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배민은 배달 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배민 B마트와 딜리버리 로봇, 퀵커머스 등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진 못 한 것으로 평가된다.
배민도 위기를 인식하고 재도약을 위한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12일 ‘배민 2.0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하고 TF 위원장을 맡아 위기 대응에 앞장섰다. 김 대표는 “지금이 가장 위험하고 힘든 순간”이라며 “재정비와 만반의 준비를 해 정상을 향해 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한 기자 han@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