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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7 (목)

한국소호은행 독주 체제… 금융시장 ‘메기효과’ 일으킬까 [심층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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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이틀간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

소호, 하나 등 5대 은행 3곳 투자 유치

개인사업자 영업정보 확보 ‘최대 무기’

더존뱅크 등 경쟁사 잇단 불참도 호재

중소기업·소상공인 특화 서비스 기대

수익성 확보·고객 확장성엔 의문 남아

“기존 인뱅과 차별화가 최종 인가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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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을 앞두고 유력 후보들이 잇따라 철수하며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이끄는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독주 체제를 굳혔다. 소호은행을 향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결국 최종 인가 여부는 기존 인터넷전문은행과 차별화된 메기효과를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하나은행이 컨소시엄 참가를 확정하면서 소호은행은 5대 시중은행 중 3곳의 투자를 확보하며 가장 유력한 제4인뱅 후보로 입지를 굳혔다. 유력 후보였던 더존뱅크·유뱅크 컨소시엄은 지난주 잇따라 경쟁에서 빠졌다.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은 이달 25~26일로 예정돼 있으며, 2~3개월간 심사를 거친 뒤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예비인가 여부가 결정된다.

소호은행 컨소시엄은 하나은행 외에도 우리·NH농협·BNK부산·OK저축은행 등 4개 은행과 유진투자증권·우리카드 등 다수의 금융사 주주를 확보하면서 자금 확보 면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했다. 이 외에도 정보기술(IT) 기업인 메가존클라우드, 아이티센이 참여한다.

반면 소호뱅크와 3파전 구도를 형성했던 더존뱅크와 유뱅크 컨소시엄은 경쟁에서 물러났다. 지난 17일 더존뱅크 컨소시엄을 이끌던 더존비즈온은 금융 플랫폼 구축에 주력하겠다며 인뱅 도전을 철회했고, 유뱅크 컨소시엄은 정국 불안 등을 고려해 예비인가 신청 시점을 올해 하반기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각 컨소시엄에 합류를 검토하던 신한은행, IBK기업은행은 이번 제4인뱅 인가전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 소호뱅크 외 제4인뱅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컨소시엄은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이 있지만 금융사 주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군인공제회가 포도뱅크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했지만, 판도를 뒤집을 만한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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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호은행, 소상공인 신용평가에 강점

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이끄는 KCD의 가장 큰 무기는 중소상공인 데이터다. 2016년 창업한 KCD는 전국 소상공인 170만명이 사용하는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으로 2022년 기업가치 1조원을 돌파하며 유니콘 반열에 올랐다. 또 온·오프라인 결제기업 한국결제네트웍스, 포스(POS) 및 키오스크 전문기업 아임유 등이 KCD 공동체사로 협력하고 있다.

KCD가 설립한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 한국평가정보는 이 같은 개인사업자 영업정보를 바탕으로 다수 금융기관에 신용평가모형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평가정보는 올해 하나은행으로부터 신규 투자를 유치했으며 KB국민은행, 기업은행, iM뱅크, JB전북은행, 카카오뱅크 등 6개 은행으로부터 투자를 받았을 정도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소호은행은 이런 면에서 정부가 내세운 주요 인가 조건인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자금 공급 계획에 대한 차별성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는 제4인뱅 인가 심사에서 중점 고객군 대상 자금공급을 위한 신용평가모형의 혁신성을 중요하게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소상공인 신용평가의 핵심인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의 신용도를 제대로 측정할 수 있는 대안정보가 많은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중기·소상공인 특화 쉽지 않아

다만 금융업계에서는 인가 신청 완주와 별개로 금융위가 모든 참여사에 허가를 내주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2019년 5월 토스뱅크와 키움뱅크 컨소시엄이 제3인뱅 예비인가에 도전했지만 2곳 모두 인가를 얻지 못했다. 자금조달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은 토스뱅크는 같은 해 12월 하나은행 등 새로운 투자자를 유치하고 나서야 예비인가를 받았다.

특히 최근 고물가·저성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경기 침체에 취약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한 인뱅이 건전성과 수익성을 모두 충족할 수 있을지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앞서 경쟁 컨소시엄들이 계획을 철회한 점도 경기 침체 등에 따른 소상공인 중심 인뱅의 수익성에 대한 기대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도 지난해 한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공급을 확대할 목적으로 인뱅 신규 인가를 가능한 한 많이 내주는 것은 금융당국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 등은 기존 시중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제휴를 맺어 소기업 특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소기업·소상공인 특화 금융을 확대하고자 인뱅을 의무적으로 인가할 필요성은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중심의 인뱅이 충분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실제로 최근 인뱅 3사의 여신 잔액 추이를 보면 90% 이상이 가계대출에 몰려 있고, 나머지 중소기업대출은 100% 개인사업자 대상으로만 이뤄지고 있다. KCD가 가지고 있는 신용정보도 전적으로 개인사업자 위주라 고객 확장성에 의문이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 관련해선 여전히 대면으로밖에 안 되는 절차·제도가 많이 남아 있어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이라며 “신생 인뱅이 이런 비대면 인프라를 구비하기 위해 막대한 초기투자를 하는 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말 혁신적인 아이템을 가져오지 않는 한 비대면이라는 이유만으로는 중소기업 고객을 유치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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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인뱅과 차별화 관건”

금융권에서는 결국 제4인뱅이 기존 인뱅과 차별화된 메기효과를 제시할 수 있는지가 인가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시장에 나온 인뱅은 편리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해 은행권 전반으로 사용자경험(UX) 제고효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뱅 도입 전까지만 해도 시중은행 모바일뱅킹 앱은 공인인증서 기반으로만 작동했고, 계좌이체 과정도 번거로웠지만 인뱅들의 메기효과로 시중은행들도 편의성을 대폭 높이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저신용 대출 확대 면에서는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제4인뱅은 플랫폼 인지도가 없어 (대중 영업보단) 소상공인 특화 은행으로 나서야 기존 인뱅들과 고객층도 겹치지 않고 차별화된 서비스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재무상태나 상환능력 등에 대해 차별화된 평가를 할 수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최적화된 금리를 제공할 수 있고, 금리경쟁력도 생길 것이라고 본다”면서 “그렇다면 제4인뱅이 메기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제4인뱅의) 자본확충 역량은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나 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공급 확대와 혁신적 금융서비스 제공 여부는 사전에 입증하기 쉽지 않다”며 “금융당국은 제4인뱅이 기존에 소기업·소상공인 고객기반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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