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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 ‘싱크홀’ 빠진 30대 남성 사망···경찰·서울시 등 원인 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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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 생긴 싱크홀(땅꺼짐)의 25일 모습.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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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규모 싱크홀(땅 꺼짐)에 매몰된 30대 남성이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서울시·소방당국 등은 사고 현장 수습과 함께 싱크홀이 왜 발생했는지 원인 조사에 나섰다.

강동소방서는 25일 오후 1시쯤 언론 브리핑을 하고 “오전 11시22분쯤 싱크홀에 빠져 매몰된 박모씨(34)를 심정지 상태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전날 오후 6시28분쯤 오토바이를 타고 명일동 동남로를 지나다가 지름 20m 크기의 싱크홀이 갑자기 발생해 매몰됐다. 이 도로는 지하철 9호선 터널 공사 현장 위를 지난다. 박씨의 오토바이에 앞서 달리던 승합차는 간신히 추락을 면했고 운전자 허모씨(48)는 경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다. 지하철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인부 4~5명은 사고 현장을 벗어나 화를 피했다.

소방 관계자는 “땅 꺼짐 발생 중심선으로부터 50m 부근에서 구조대상자를 발견했다”며 “대상자는 90㎝ 깊이에 매몰돼 있었고, 헬멧을 쓰고 바이크 장화도 신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앞서 소방당국은 25일 오전 1시37분에 박씨의 휴대전화를, 오전 3시30분쯤에는 토사 안 50㎝ 깊이에 묻혀 있던 오토바이를 발견했다.

싱크홀 발생 후 박씨 발견까지 약 17시간이 걸렸다. 싱크홀 하부가 지하철 공사 현장의 터널과 이어지면서 수색 범위가 넓고 깊어졌기 때문이다.

땅 꺼짐 현상은 11m 깊이로 발생했는데, 하부에 있는 7~9m 높이 지하철 지하 공사 현장의 터널 상층부도 무너져 지면에서 바닥까지의 깊이는 약 20m에 달했다. 싱크홀 내부는 160m 길이의 지하철 공사 현장의 터널 구간으로 이어졌다. 이곳으로 박씨가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됐지만, 상수도 배관이 파열돼 약 2000t의 물이 쏟아져 터널 내부가 흙탕물로 가득 찼다. 배수 작업을 완료한 후에도 지하철 공사 관련 중장비들이 터널 내부에 엉키고 진흙이 굳으면서 구조에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소방대원들이 삽으로 토사를 파헤치고, 굴착기 2대 등 중장비를 동원해 진흙을 긁어내며 구조 작업을 벌였다. 한때 싱크홀 천장 부근에 균열이 발견돼 안전상의 이유로 구조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싱크홀 경사면을 안정시킨 뒤에야 수색을 이어갈 수 있었다.

소방 관계자는 “사고 직후 17시간 가까이 되는 사투의 시간이었을 텐데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지 못해 유감스럽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울먹였다.

이날 브리핑에서 서울시 관계자는 “복구 계획을 검토하고 있지만 원인조사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복구 시기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 발생 이전에도 인근 도로 땅바닥이 갈라지는 등 싱크홀 발생 조짐이 있었다’는 질의에 “민원이 접수돼 지난 20일 조사를 했고 지반 침하에 대한 이상이 없다고 확인됐다. 이후 계측기 등을 설치해 계속 점검했지만 이상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싱크홀 발생 원인으로) 지하철 공사와의 연관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종합적으로 정밀히 조사해 원인을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사고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지하철 공사 시공업체 등을 상대로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며 “지하철 9호선 공사뿐 아니라 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인근 사거리에 생긴 싱크홀(땅꺼짐)의 25일 모습. 이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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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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