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롯데마트 간다리아점 입구<사진=롯데마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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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최악의 내수 침체 속에서 해외만이 살 길이라는 절박한 판단에 따른 것이다.
“쿠팡과 네이버,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도 너무 버거운데 규제는 철옹성처럼 남아 있어 살기 위해선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게 유통업계의 토로다. 온라인 공습이 갈수록 거세지는 반면 세계 최강의 규제 환경은 그대로인 한국에서 벗어나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분위기다.
이 같은 몸부림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매출과 수익성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성적과 대조된다. 2021년 1조2100억원이었던 롯데마트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1조4970억원으로 늘어났다. 3년 새 23.7% 성장세를 기록했다. 수익성 확대는 더욱 놀랍다. 2021년 50억원 규모였던 해외 영업이익은 지난해 478억원으로, 3년 새 10배 가까이 급증했다.
반면 한국에서는 실적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계속되는 내수 침체와 불경기의 직격탄을 맞은 데다 온라인 쇼핑이 보편화하면서 시장이 위축된 탓이다. 롯데마트의 국내 매출은 2020년 4조8310억원에서 점차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4조795억원까지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0억원 적자에서 172억원으로 절반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 규모로만 따지면 롯데마트는 국내보다 해외가 3배 가까이 큰 글로벌 기업인 셈이다.
매장 한쪽에는 K푸드만 전문적으로 모아놓은 구획이 따로 있다. 과일의 천국으로 알려진 동남아시아 지역임에도 한국산 ‘설향 딸기’ 등은 항공편으로 공급하면 날개 돋친 듯 팔린다. 현지 소득수준 대비 가격이 매우 높지만 일종의 ‘스몰 럭셔리’로 인기가 높다.
롯데마트는 ‘치즈앤드도우’와 자체 카페 브랜드 ‘코페아(Koffea)’ 등을 프랜차이즈화해 현지의 다른 쇼핑몰에 입점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K푸드 브랜드 자체가 흥행 카드가 되는 셈이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롯데마트 간다리아점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하는 모습 <사진=롯데마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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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 비중을 늘리고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는 것은 국내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보이는 경향이다. 하지만 한류 유행을 등에 업고 전향적인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롯데마트의 해외 사업은 실험적이다.
‘과일의 왕국’이라는 동남아 지역에서 K문화 열풍에 한국 과일이 항공편으로 수출되기에 이르렀다. 이 점포에서 지난해 12월~올해 2월 겨울 동안 과일 매출 1위는 한국산 딸기가 차지했다. 복숭아·딸기처럼 한국 과일의 품질이 높고, 현지인의 거부감이 낮다.
이 같은 추세 속에 동남아에서 롯데마트의 해외 사업은 탄탄하게 성장 중이다. 2008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처음 진출한 롯데마트는 현재 총 64개(베트남 16개, 인도네시아 48개)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도매상을 주로 취급하는 창고형 할인점으로는 현지 1위, 소매 마트에서는 현지 3위 규모의 업체다. ‘차이나 머니’를 등에 업은 현지 업체들의 장악력이 강한 현지에서 외국 유통기업으로서는 독보적인 존재감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 안에 동남아 사업을 총괄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을 신설할 예정이다. 롯데는 백화점·마트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양국에서 지난해 1조61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21년 1조2630억원에서 불과 3년 새 27.7% 증가한 수치다. 롯데쇼핑은 2030년까지 해외 사업의 매출을 3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백화점도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롯데백화점은 자카르타 롯데몰에서 오프라인 유입이 활발한 SPA 브랜드와 팝업스토어를 유치하고 있다. 도시 전역에 100개 이상의 쇼핑몰이 흩어져 있는 자카르타 특성상 집객력이 강한 콘텐츠를 만들어 임대수익을 높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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