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욱 부산총국장 |
지난 21일 경남 산청을 시작으로 경북 의성, 울산 울주 등 영남권 곳곳에 화마가 덮쳤다. 그런데 대형 산불이 발생한 원인이 실화(失火)에 의한 인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초 발화 지점 인근에서 예초기로 풀을 베던 작업 중 불씨가 튀어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불로 산불 진화에 나섰던 창녕군 진화대원 3명과 공무원 1명이 숨졌고, 다른 진화대원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남 산청군 시천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22일 밤 산청군 단성면 자양리와 하동군 옥종면 두양리까지 번지고 있다. 송봉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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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뒤인 22일 오전 11시 24분에는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산불이 났다. 의성군은 이 산불이 성묘객이 묘지를 정리하던 중 실수로 불을 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울주군과 김해에서 발생한 산불도 실화로 추정된다. 같은 날 낮 12시 12분쯤 울주군 온양읍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은 최초 산불 발화 원인이 야산 인접지 시설에서 용접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오후 2시 2분쯤 김해시 한림면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도 야산 인근에서 쓰레기를 태우던 과정에 산불이 번진 것으로 추정하고 진화작업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원인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 산불은 건조한 상태에서 야외 활동이 많은 봄철에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이 계절별 산불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것을 보면 연평균 발생 건수 546건 중 봄철(3∼5월)이 303건으로 56%를 차지한다. 산불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171건(31%), 쓰레기 소각이 68건(13%), 논·밭두렁 소각이 60건(11%)으로 뒤를 이었다. 대부분 설마 하는 생각에 불씨를 안이하게 다루다 큰불로 번지는 사례가 많다는 의미다.
산불은 인명과 재산에 손해를 끼치는 것과 더불어 자연에도 큰 상처를 남긴다. 불에 탄 산림을 복구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입돼야 한다. 따라서 개개인이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곳에 감시원의 숫자를 늘려 배치하거나 폐쇄회로(CC) TV 등을 추가로 설치하는 등 산불을 예방할 수 있는 관리 방안을 정부와 자치단체가 강화할 필요가 있다. 기후변화로 갈수록 화재 발생 가능성은 늘어나고 한 번 발생하면 대형화·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화마는 방심이라는 불쏘시개를 만날 때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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