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고기일 공지 안해…27일엔 일반사건 선고
재보선 직전은 정치적 부담…법조계 “4일 또는 11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을 종결한 지 한 달이 된 25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이 통제되고 있다. 2025.3.25/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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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가 26일도 선고기일을 공지하지 않으면서 이번 주 선고는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재가 27일 일반 사건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헌재는 보통 선고 2, 3일 전 선고기일을 공지해왔고, 이틀 연속 선고한 적도 1995년 1번을 제외하곤 없다.
다음 주 31일과 4월 1일 역시 4·2 재보궐선거 직전이라 헌재가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윤 대통령 사건을 선고하긴 어려울 거란 전망이 나온다. 4월 4일 또는 11일 선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헌법학자들은 “헌재가 신속히 선고해 국민적 혼란을 가라앉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이번 주도 尹 선고 어려울 듯
헌재 재판관들은 지난달 25일 11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종결했다. 당초 이달 11 또는 14일 선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29일이 지난 26일까지도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으면서 28일 선고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헌재 관계자 등에 따르면 헌재 재판관들은 거의 매일 평의를 거듭하며 장고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탄핵심판 연구관 태스크포스(TF) 등에 추가적으로 자료 보완 등을 요청하며 핵심 쟁점을 거의 매일 논의하고 있고, 평의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선고기일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틀 연속 선고하지 않는 전례가 규정은 아닌 만큼 27일 통지하고 28일 선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그러나 이 역시 헌재가 27일 일반 사건 40건을 선고하겠다고 밝히면서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헌재가 이틀 연속 선고한 전례는 1995년 12월 1번 밖에 없었고, 또 한 주에 3번 선고한 전례는 한 차례도 없었다. 24일 한 총리 사건을 선고한 헌재가 27일 일반 사건에 이어 28일 윤 대통령 선고까지 이어간다는 시나리오는 이 같은 전례를 감안할 경우 현실화되기 어렵다고 법조계는 보고 있다.
31일과 4월 1일 역시 선고가 어려울 거란 전망이 많다. 4월 2일 서울 구로구청장과 부산시교육감 등을 뽑는 재보궐선거가 치뤄지기 때문이다. 여야가 격돌하는 재보궐선거 직전에 윤 대통령을 파면하거나 탄핵안을 기각한다면 선거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한 법조인은 “헌재가 정치적 부담까지 각오하면서 선고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국 법조계에선 4월 4일 또는 11일 선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특히 아무리 늦어도 4월 18일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퇴임 전까진 선고가 내려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2명이 퇴임하면 재판관이 6명만 남게 되고 ,‘6인 체제’ 선고를 강행한다면 정당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대통령 파면시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탄핵안이 인용된다면 아무리 늦어도 6월 중순에는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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