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매출 276억···전년比 30% 감소
순자산 마이너스 180억으로 악화
사업확장·쿠폰발행 무리수 지속
VC 투자금 700억 전액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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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로 논란이 된 발란이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부채 규모를 대폭 늘려오면서 자본잠식 규모를 키워온 것으로 나타났다. 운영자금 부족에 따라 외상거래를 확대하고, 할인 쿠폰 발행도 지속하는 등 방만한 경영을 지속해 오면서 이번 미정산 사태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28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발란은 잠정 실적 집계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자본총계(순자산)가 마이너스 180억 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지속하고 있다. 2023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77억 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도 크게 악화된 것이다.
이는 발란의 누적된 영업손실과 부채 증가의 영향이 컸다. 실제로 발란은 지난해 영업손실 72억 원을 기록했으며, 부채 규모도 전년 대비 2배 규모로 불어난 약 3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발란은 지난해 매출 감소까지 더해졌다. 소비자들의 명품 소비 감소와 더불어 쿠팡 등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이 명품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이에 지난해 발란의 매출액은 276억 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발란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2021년 891억 원과 비교해 3분의 1규모로 축소된 수준이다.
그결과 발란과 협력하고 있는 셀러들의 판매대금 수백억 원을 정산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향후 미정산 사태가 지속될 경우 셀러들의 연쇄 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그동안 발란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털(VC) 등도 수백 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발란의 전체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최근 700억 원 이상으로 파악된다.
나아가 이번 발란 사태가 다른 명품 커머스 업체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명품 커머스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흔들리면서 업계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한 명품 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발란의 경영 상황을 보면서 업계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현실화됐다"면서 "다른 업체들도 이제 신규 투자 유치는 물론 소비자들도 외면하게 될 것 같아 우려된다"고 말했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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