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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2 (수)

“학교 잘릴 수 없어” 의대생들 일단 복귀...수업 재개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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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에 울산대·카대도 복귀
강경파 의대협 집행부 고립
휴학투쟁 사실상 막내리나
의총협 “학생들 복귀해달라” 호소


28일 서울의 한 의과대학 앞으로 시민들이 오가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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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와 연세대·고려대 의대생 대다수가 복귀를 결정한 가운데 울산대와 가톨릭대 의대생들도 집단 휴학을 중단하고 학교로 돌아가기로 했다. ‘등록 거부’에서 ‘등록 후 휴학 또는 수업 거부’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동맹 휴학 단일대오가 급격히 무너지면서 여전히 ‘미등록 휴학’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가 고립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대학가에 따르면 가톨릭대 의대 학생회는 이날 등록 마감을 앞두고 오후 2시까지 본과생을 대상으로 1학기 등록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투쟁 방침을 ‘등록 후 투쟁’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가톨릭대 의대생 전원이 학교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울산대 의대생도 전원 복학 의사를 밝혔다. 울산대는 지난 26일까지 복학 신청을 하지 않은 의대생들에게 이날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발송하기로 했으나 의대생 전원이 복학 신청을 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단 통보서 발송을 보류했다. 이날 가톨릭대, 건국대, 경희대, 성균관대, 전남대, 전북대, 울산대 등 10여 개 대학이 1학기 등록을 마감했다.

앞서 의대생 복귀 흐름에 물꼬를 튼 연세대와 고려대에서도 학생들 복귀 움직임이 빨라지고있다. 지난 21일 마감 기한까지 복학 신청을 하지 않아 ‘미등록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받았던 연대 의대생 398명이 전날 대부분 학교에 등록했다. 대규모 제적 사태가 우려됐던 고려대 의대도 오는 31일까지 면담을 통해 추가 복학 신청을 받기로 했다.

1년 넘게 동맹 휴학을 주도해온 대한의과대학·의대협은 여전히 ‘미등록 휴학’ 방침을 고수하고 있지만 잇단 의대생 복귀 합류로 단일대오가 무너지면서 투쟁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제적을 피하기 위해 일단 등록하되 다시 휴학계를 내고 수업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학생들이 많아 실제 수업이 완전히 재개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동맹 휴학에서 이탈하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각 대학 총장들도 막판 설득전에 나섰다.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이날 “학생들이 돌아와 정상 수업을 할 경우 의총협이 앞서 결의한 바와 같이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조정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의총협은 “학생 복귀의 큰 물줄기를 바꿔놓은 각 대학 의대학장님의 노고에 경의를 표하며 적극 지지한다”며 “3월 이후 각 대학에서 교육이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의과대학과 긴밀히 협력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은 대학을 믿고 조속히 학교로 복귀해 훌륭한 의사로 성장하기를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한다”며 “대한의사협회도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이날 의료인이 동료들의 신상정보를 불법적으로 공개할 경우 자격정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핵심은 의료법에 명시된 ‘의료인의 품위 손상 행위’ 범위에 ‘의료 업무를 방해할 목적으로 인터넷 매체·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다른 의료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게시하거나 공유하는 행위’를 추가한 것이다. 이 같은 행위를 할 경우 자격 정지 12개월의 처분을 받는다.

복지부가 시행령 개정에 나선 것은 복귀한 전공의 등을 비방하고 이들의 신상을 노출한 블랙리스트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월 의정갈등이 불거진 이후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 등에는 병원을 떠나지 않았거나 돌아온 전공의들의 신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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