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나마항구 매각' 조사 공식화…허치슨 4월2일 최종서명 보류
【홍콩=AP/뉴시스】파나마 운하가 미중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파나마운하 항구 운영권을 미국 기업 블랙록 측에 매각하기로 한 홍콩 재벌 리카싱 가문이 양측 모두로부터 압력을 받는 난처한 처지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리카상 자료사진.. 2025.03.28 |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파나마 운하가 미중 갈등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미국 기업 블랙록 측에 매각하기로 한 CK허치슨홀딩스의 소유주 홍콩 재벌 리카싱 가문이 양측 모두로부터 압력을 받는 난처한 처지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시장규제 기관인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리카싱 가문이 보유한 CK허치슨홀딩스가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미국 기업 블랙록 측에 매각하기로 한 거래에 대해 반독점 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공식 확인했다.
이번 매각에 대한 당국의 압박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CK허치슨은 당초 내달 2일로 예상됐던 미국 블랙록 컨소시엄과의 최종 계약 체결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홍콩 명보 등 일부 외신은 최근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 중국 당국이 자국 국유기업에 CK허치슨홀딩스 등 리카싱 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과의 새로운 협력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중국이 파나마운하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운하를 되찾겠다"고 공언했다.
이번 매각 건 배후에도 미국 정부의 압박이 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리카싱 일가 소유인 CK허치슨은 지난 4일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사 지분 90%를 포함해 중국·홍콩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사업 부문 지분 등 기타 자산을 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하고 우선협상에 들어갔다.
거래 규모는 228억 달러이고, 본계약 체결은 4월 2일로 예정돼 있었다. 계약이 체결되면 CK허치슨은 190억 달러를 현금으로 받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반대 입장을 직접 밝히진 않았으나 친중 매체인 홍콩 대공보는 3월 13일과 15일, 17일 잇달아 사설과 평론을 실어 리카싱을 공격했다. 언론은 "리카싱 일가가 국에 무릎을 꿇고 돈 앞에서 대의를 잃은 행위로 조국과 민족, 중국인 전체를 배신했다"고도 했다.
【서울=뉴시스】 |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정부) 홍콩·마카오판공실도 홈페이지에 이런 평론을 연달아 게시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관변학자인 중국 상무부 산하 국제시장연구소의 바이밍 부소장은 26일 리카싱 일가는 ‘재상언상(在商言商,기업가는 비즈니스만 얘기한다)’는 말로 방패를 삼고 있지만, 이번 매각 건은 그들이 재상불언상(在商不言商)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매각 건 배후에 정치적 요인이 작용했음을 지적한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정부가 이달 초 파나마 항구 매각 발표 직후 CK허치슨에 접근했으며, 양측 모두 합리적 출구를 찾기 위해 연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다른 소식통은 "이번 매각 철회는 비용이 많이 들고 정치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매각을 강행할 경우에도 회사와 국가 모두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선택지가 제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매각건을 둘러싼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리카싱 일가가 합리적인 출구를 찾을 수 있을 지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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