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가운데)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 둘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둘째)가 31일 오전 국회 의장실에서 열린 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권 원내대표, 우 의장, 더불어민주당 박 원내대표,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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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들 좀 하세요!”

2주만에 추가경정예산·본회의 일정 등을 협의하기 위해 여야 원내지도부가 만났지만, 좁혀지지 않는 견해 차에 분위기가 과열되며 우원식 국회의장이 설전을 뜯어말리는 풍경까지 벌어졌다.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을 주재한 우 의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평 의원 사이에서 여러 과격한 주장이 나오더라도 지도부는 이를 잘 걸러서 국민이 안심할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지도부가 냉철한 마음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야는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 공개 발언에서부터 갈등의 골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하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고 헌정질서 수호에 적극 협력하길 촉구한다”며 “국민의힘은 1호 당원 윤석열을 징계함으로서 최소한 책임지는 태도를 보이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현직 대통령 이름에 대통령 석자를 붙이기 인색한 민주당을 보면 상대 당에 대한 존중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최상목 기재부장관을 탄핵할 경우) 내란이자 국가전복이라고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받아쳤다. 민주당이 추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해선 “우리가 보기에 마은혁 후보자는 헌법수호의지가 없는 사람이다. 대학시절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신봉하며 북한 혁명을 운운했다”며 “(마 후보자 추천을) 철회해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모두발언이 끝나고 난 후에도 다툼은 지속됐다. 권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에 발끈한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군대를 동원해서 국회를 침탈한 부분에 대해 사과를 먼저 해야지 지금 이 자리에서 그렇게 (내란이나 국가전복과 같은) 이야기를 당당하게 (하느냐)”고 하자, 권 원내대표는 “수석은 발언권이 없는데”라고 했다. 이에 우 의장은 큰 소리로 다시 한 번 “그만하라”고 소리치며 만류했다. 잠시 잠잠해진 뒤 권 원내대표는 다시 “수석이 원내대표님같다. 더 큰소리 치시고”라고 했고, 박 원내수석은 “저는 민주당 입장을 이야기 하는 것”이라며 “원내대표로서의 품격을 아까 이야기 하셨는데 (지키시길 바란다)”고 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고성이 오간 이날 회동은 1시간여 동안 이어졌으나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다. 회동이 끝난 후 박 원내수석은 “본회의 개최 일정이 협의되지 않아 오후 4시에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고 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