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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3 (목)

한화 승계작업 마무리…김동관 중심 한화 3.0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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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세아들에 한화 지분 증여

유상증자 논란 정면돌파…투명 승계

‘세대교체’ 김동관 3세 경영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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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주회사 격인 ㈜한화 보유 지분 절반을 세 아들에게 전격 증여했다.

최근 유상증자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지분 증여를 통해 정면 돌파에 나선 것이다. 동시에 경영 승계를 사실상 마무리하며, 45년간 이끌어온 그룹의 경영을 삼형제 중심으로 본격 전환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한화를 일군 창업 2세대의 손에서, 이제는 3세 경영의 막이 공식적으로 올랐다는 평가다.

▶승계 논란에 정공법…공개 지분 증여로 정당성 강조=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 22.65% 중 절반에 해당하는 11.32%를 세 아들에게 증여한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장남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4.86%,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3.23%, 삼남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은 3.23%를 각각 받는다. 이번 증여로 김 부회장의 ㈜한화 지분율은 기존 4.91%에서 9.77%로 상승하게 된다. 김동원·동선 형제는 각각 5.37%의 지분을 확보한다. 삼 형제가 지분을 100%로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22.16%를 더하면 삼 형제의 지분율 총합은 42.67%다.

한화에너지 지분을 ㈜한화 지분으로 환산해 더하면 김 부회장이 20.85%로 김 회장(11.33%)보다 많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김 사장과 김 부사장의 실질 지분은 각각 10.91%가 된다. 김 회장은 지분 증여 후에도 회장직을 유지하지만, 실질적인 경영권 이양이 이뤄지는 셈이다.

시장에선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유상증자 논란,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 등으로 승계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김 회장이 직접 지분을 내려놓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단 평가가 나온다.

그룹 관계자는 “김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를 해소하고, 한화그룹이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도록 하기 위해 지분 증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말부터 대규모 유상증자를 잇달아 단행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6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오션의 지분을 인수하고, 항공·방산 계열사들을 편입하는 구조 재편을 추진했다. 자금 조달을 넘어 그룹 전체의 방산 포트폴리오를 통합·고도화하는 승부수였다. 다만 이와 관련해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 또는 강화 목적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고,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유상증자 일정이 맞물리며 승계 작업의 일환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지분 증여 카드는 ‘지배력 강화 목적 유상증자’라는 의혹을 정면으로 불식시켰단 해석이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희석된다. 이 과정에서 총수 일가가 지분율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강화할 경우,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는데, 오히려 지분을 줄이고 경영 일선에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승계 과정의 정당성과 투명성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란 평가다.

▶예고된 승계 수순…한화그룹 ‘3.0 시대’ 개막=이번 지분 증여는 한화그룹의 ‘3.0 시대’ 개막을 알리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창업주 김종희 선대 회장의 ‘1.0’, 김 회장의 확장기였던 ‘2.0’을 지나 이제는 김 부회장을 필두로 삼형제가 이끄는 체제가 본격화한다.

김승연 회장은 1981년, 만 29세의 나이로 그룹을 맡아 반세기 가까이 한화를 키워왔다. IMF 외환위기 당시에는 그룹 구조조정을 직접 진두지휘했고, 2000년대엔 삼성화재·생명을 인수하며 금융 계열 확장에 나서는 등 굵직한 전략 결정을 주도해 왔다. 화약 중심이던 회사를 화학·금융·방산으로 다각화한 데 이어, 2010년대 들어서는 태양광·우주 산업으로 외연을 넓혔다. 이번 지분 증여에 따라 김 회장은 그룹 회장직은 유지하되 실질적인 경영은 후계들에게 넘기며 ‘그림자 리더십’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의 결정을 두고 ‘예고된 승계의 종지부’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은 수년 전부터 삼형제 각자에게 맞는 역할을 분산해 맡기며 책임경영의 토대를 마련해왔다. 이에 ‘무리한 상속’이나 ‘꼼수 합병’ 같은 잡음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 회장이 비교적 조용한 스타일로 경영권 이전 작업을 진행해왔다는 분석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장남의 그룹 참여가 시작됐고, 자녀별로 사업 부문을 나눠 책임을 맡기며 승계 수순을 이어왔다. 김 부회장은 미국 세인트폴고와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2010년 한화에 입사해 전략·기획·투자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경영자로 성장해왔다.

이런 수순을 통해 김 부회장은 태양광·우주·방산 등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총괄하며 실질적인 후계자로 자리매김했다. 차남 김 사장은 그룹의 금융 라인을, 삼남 김 부사장은 호텔·리조트·유통 부문을 담당해 각자의 전문 영역을 구축 중이다.

당면한 과제도 있다. 아들들은 막대한 증여세를 향후 수년간 분할 납부해야 한다. 지분 증여로 김 부회장 등이 내야 할 증여세는 2218억원 규모다. 2006∼2007년 김 회장이 ㈜한화 지분 일부를 증여했을 때도 세 아들은 1216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김 회장도 1981년 당시 역대 최대 수준인 277억원을 상속세로 낸 바 있다. 한화그룹은 “과세 기준 가격은 한 달 후인 4월 30일 기준 전후 각각 2개월 주가 평균 가격으로 결정된다”며 “이에 따라 주가가 낮은 시점에 증여를 결정했다거나 주식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주장은 가능하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은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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