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받는 바르델라 RN 대표…어린 나이·경험 부족 지적하는 시선도
르펜 "바르델라, 당의 엄청난 자산…대통령 될 역량 갖춰"
프랑스 극우 '대모' 마린 르펜(왼쪽)과 조르당 바르델라 국민연합(RN) 대표 [AFP 연합뉴스] |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프랑스 차기 대선 유력 주자이자 프랑스 극우의 '대모' 마린 르펜 국민연합(RN) 의원이 대권 가도에서 암초를 만남에 따라 2027년으로 예정된 프랑스 대선에서 르펜 의원을 대신해 다른 후보가 출격한다면 과연 누가 될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르펜 의원이 공적 자금 유용 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는 동시에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즉시 박탈되며 그의 '오른팔' 조르당 바르델라(29) RN 당 대표가 잠재적인 대타로 조명받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리 형사법원은 이날 르펜 의원의 유럽연합(EU) 예산 유용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전자팔찌 착용 상태로 2년간 가택 구금 실형)에 벌금 10만 유로(약 1억5천만원), 5년간 피선거권 박탈을 선고했다.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결선까지 오르며 차기 대선 주자로 꼽히던 르펜 의원은 2027년 대선 이전 항소심이나 최종심에서 이번 판결을 뒤집지 못할 경우 출마 길이 차단된다.
프랑스 정가는 르펜 의원의 대선 출마가 불발되면 RN이 당의 또 다른 '얼굴'이자 인지도가 높은 조르당 바르델라 당 대표를 대안으로 내세울 것으로 일찌감치 관측해 왔다.
조르당 바르델라 프랑스 국민연합(RN) 대표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
1995년 파리 근교의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바르델라 대표는 16세 때 RN의 전신인 국민전선(FN)에 가입한 뒤 23세에 유럽의회 의원으로 당선돼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르펜 의원의 눈에 띄어 당 대변인 등 요직을 거치며 빠르게 성장, 2022년 11월에는 르펜의 후임으로 RN의 대표 자리에 올랐다.
곧이어 치러진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에서도 반이민, 반이슬람 구호를 앞세워 승리를 이끌며 프랑스 공화국 역사상 '최연소 총리' 자리를 예약하는 듯했지만, 결선 투표에서 다른 정당들의 집중 견제로 3위로 밀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르펜 의원은 법원 판결이 나오기 하루 전에 프랑스 BFMTV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에서 바르델라는 "공화국의 대통령이 될 역량을 갖췄다"며 자신이 키워낸 바르델라 대표에 힘을 실어줬다.
이날 법원 판결 후 TF1 방송에 출연한 르펜 의원은 자신이 끝내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게 될 경우 RN의 대안으로 바르델라 대표가 거론되는 점에 대한 질문에는 "바르델라는 당의 엄청난 자산이다. 이 자산을 필요 이상으로 빨리 사용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르펜 의원은 이번 법원 결정이 자신의 2027년 대선 출마를 막기 위한 정치적인 판결이라고 반발하면서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혀 대권 도전을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숨기지 않고 있다.
조르당 바르델라 프랑스 국민연합(RN) 대표와 마린 르펜 RN 의원(오른쪽)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
만약 바르델라 대표가 르펜 의원의 대타로 내후년 대선에 출마해 승리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후임이 된다면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을 뛰어넘는 역대 최연소 대통령이 탄생한다.
마크롱 대통령이 2017년 대선에서 깜짝 승리를 거두고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그의 나이는 39세였다. 역대 프랑스 대통령의 당선 시 평균 나이는 58.5세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편, 국제 사회 일각도 르펜 의원의 피선거권 박탈 소식에 비판적인 견해를 드러내며 르펜 의원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르펜 의원의 판결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매우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녀는 5년간 (대선) 출마가 금지됐는데 그녀는 유력 후보"라고 언급한 뒤 자신이 대선 때 4차례 형사 기소 됐던 상황 등을 빗대 "이는 매우 이 나라(미국) 같다"라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엑스에 "급진 좌파는 민주적 투표를 통해 승리할 수 없을 때 법 제도를 악용해 상대방을 감옥에 가둔다. 이것이 전 세계적인 그들의 표준 각본"이라고 꼬집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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