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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4 (금)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 진행단계까지 알 수 있다…연구진 “정확도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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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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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과 사고력에 문제가 생긴 경우, 알츠하이머병 발병 여부는 물론 진행 정도까지 알 수 있는 혈액 검사법이 개발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유발하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60~80%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병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직 없다. 하지만 진행을 늦추는 약물은 개발 돼 사용 중이다. 최근 임상 시험에서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라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치료법이 인지 저하를 25~40%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나네맙(donanemab), 레카네맙(lecanemab)과 같은 성분의 신약은 초기 단계 환자에게만 효과적이다. 치료 효과를 높이려면 환자의 상태를 알아야 한다.

기존 방식인 아밀로이드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CT) 검사 또는 뇌척수액 검사는 비용이 많이 들며 시간도 오래 걸린다. 치료 현장에서 간편하게 활용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연구진은 새로 개발한 혈액 검사법을 더 발전시키면 이런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라는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어 플라크를 형성하고, 타우(Tau) 단백질이 엉키는 게 특징이다.

왼쪽은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아밀로이드 PET영상. 뇌피질 부위에 아밀로이드β 침착으로 붉은 색(화살표)로 보인다. 정상인은 뇌피질 부위에 아밀로이드β 침착이 없다(오른쪽).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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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대학교와 스웨덴 룬드 대학교 연구진은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서 총 902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한 결과, eMTBR-tau243라는 타우 단백질 조각의 혈중 농도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 형성된 타우 엉킴의 수준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밝혔다.

경도인지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eMTBR-tau243 수치가 상당히 증가했으며, 치매 단계에서는 더 높은 수치(최대 200배)를 보였다. 논문에 따르면 혈중 eMTBR-tau243 수치는 뇌의 타우 엉킴 양을 92%의 정확도로 반영했다.

반면, 다른 질환(전두측두엽 치매나 진행성 초핵성 마비)으로 인한 인지 기능 저하를 겪는 환자들에게서는 해당 수치가 증가하지 않았다.

논문 교신 저자인 워싱턴대 의과대학 신경과 랜들 J. 베이트먼 교수는 “이 혈액 검사는 알츠하이머병과 치매를 측정하는 최고의 바이오마커인 타우 엉킴을 명확하게 식별할 수 있다”며 “현재 치료 현장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인 타우 엉킴과 치매를 쉽게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엉킴 혈액 검사는 환자의 증상이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것인지 훨씬 더 잘 진단할 수 있으며 의사가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31일(현지시각) 발표한 연구의 성명에서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에든버러 대학교의 신경 퇴행 분야 전문가 타라 스파이어스-존스 교수는 “연구 결과는 매우 유망하고 중요하다. 기존 검사보다 성능이 뛰어나며, 신약 임상 시험에서 약물의 효과를 추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가디언 인터뷰를 통해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이 역시 아직 갈 길이 멀다.

현재 단계에서는 정확한 검사를 위해 필요한 혈장(혈액의 액체 성분)의 양(1.5㎖)이 상대적으로 많고 전문 시설에서만 분석이 가능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스파이어스-존스 교수는 “이 혈액 검사가 알츠하이머병을 100% 확진할 수 있는 간단한 검사법은 아니다. 현재는 전문 실험실에서만 가능한 복잡한 과학적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 저렴하고 간편한 방법으로 개발되어야 일반 치료현장에서 널리 사용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혈액검사 기술은 워싱턴대 스핀오프 벤처 C2N 다이애그노스틱스(C2N Diagnostics)에 기술이전 됐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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