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은 피한 철강·자동차…반도체·가전 ‘여전히 긴장’
삼성전자·유통업계 ‘46% 관세’ 베트남이 주 생산기지
화장품업계는 “가격 경쟁력 있을 수도” 차분히 관망
트럼프 입에 출렁인 증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가 발표된 3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0.76% 하락한 2486.70으로 마감했다. 문재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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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품목별 관세에 이어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46%의 고율 관세가 책정된 베트남을 주요 생산기지로 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미 25%의 품목관세가 부과된 자동차·철강 기업들은 상호관세 제외로 “최악은 피했다”는 분위기지만, 향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3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이 베트남에 46%의 상호관세를 부과하자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스마트폰 물량의 절반가량을 베트남에서 생산해 미국에 상당량을 수출한다. 기업들은 제품값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다.
다만 업계는 미국이 후속 관세 협상 여지를 열어둔 만큼 관세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본다. 반면 이대로 관세가 확정된다면 생산지 이전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또 어떻게 바뀔지 예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공장 이전도 쉽게 결정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업계는 상호관세 대상에선 빠졌지만, 향후 품목관세 부과가 예고된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워낙 복잡한 만큼 관세 부과에 따른 실익을 따져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이날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관세 발표는 이전에도 설명이 있었기 때문에 크게 놀랍진 않다”면서 “당장 미국에서 자동차 가격을 올릴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이미 부과된 25% 품목관세 탓에 대미 수출 악화가 불가피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상호관세로 차 등 전방산업 수출이 위축되면 철강업계에도 간접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류에 힘입어 미국 사업을 확대해온 유통업계는 수출 감소와 가격경쟁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패션업계에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수출하는 기업이 많다. 한세실업의 경우 베트남에만 의류 봉제품과 원단가공 등 15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화장품업계는 미국이 주요 화장품 수출국에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면서 한국 제품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북미법인 매출 원가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큰 타격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라며 “필요시 가격 인상 또는 프로모션 비용 관리 등 추가적인 방안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도현·권재현·이성희·이진주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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