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왼쪽)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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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도적인 대선 승리와 ‘미국을 다시,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비전 실현을 위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한 뒤 “우리 외교·안보의 근간인 한·미 동맹 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총리실은 전했다.
또한 한 대행은 조선, 액화천연가스(LNG) 및 무역균형 등 3대 분야에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한 뒤 “상호 윈-윈 (win-win)하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무역균형을 포함한 경제 협력 분야에서 장관급에서 건설적인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고 했다.
이날 통화는 9일(미국 현지시각)로 예정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 관세 발효를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그들의 최고 팀’은 상호 관세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8~9일 미국을 방문하는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일(현지시각)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에 대해 25%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대규모 군사 보호에 대한 지불’이란 표현을 써가며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도 압박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한국을 ‘현금인출기’로 표현하며 한국 정부가 100억 달러(약 14조7000억원)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내야 한다는 주장을 폈었다.
두 정상은 북한 문제에 관한 대화도 주고받았다. 한 대행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등 심화하는 안보 위협 속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의 의지가 북한의 핵 보유 의지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공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정부 소식통은 “한 대행이 북한 문제 설명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고, 트럼프도 한 대행의 문제의식에 대체로 호응했다”고 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북한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정부 소식통은 두 정상의 통화와 관련해 “대체로 대화 분위기가 좋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영어를 잘하는 한 대행에게 호감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날 통화엔 전문 통역사가 배석했지만 두 사람은 직접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글에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무역과 관세에서 다루지 않는 다른 주제를 제기하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원스톱 쇼핑은 아름답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라고 밝혔다. 이를 놓고 트럼프 정부가 관세 및 무역수지 불균형 등의 경제 문제와 방위비 등 안보 현안을 포괄하는 협상을 한국과 진행하려는 뜻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대행은 이날 공개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관세 문제에서 중국의 길을 가지 않겠다”며 “미국과 협상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복관세와 같은) 반격이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좋게 만들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그것이 세 국가(한·중·일) 특히 한국에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박태인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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