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된 국자들. [사진 출처 =TBC뉴스 유튜브] |
9일 TBC에서는 산불로 피해를 입은 경북 지역 화재 현장에 도착하는 기부물품이 전파를 탔다. 하지만 일부 물품은 기름때가 묻은 국자, 코팅이 벗겨진 후라이팬 등 해지고 낡은 옷 등 실사용이 어려운 수준이었다. 일부는 ‘착불 택배’로 보내져 지역 주민과 단체 관계자들을 더욱 당혹스럽게 했다.
청송군 한 비영리단체 관계자는 “쓰레기로 버려야 할 물건들을 마치 기부인 양 보내왔다”며 “그것도 전부 착불로 보내서 택배비만 70만 원 넘게 나왔다. 정말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피해 지역 주민들 역시 “도와주려는 마음은 고맙지만, 우리가 거지도 아니고 이런 걸 보내는 건 너무하다”, “차라리 안 보내는 게 낫다”며 씁쓸함을 드러냈다.
실제로 청송군에 도착한 구호품 중 사용이 불가능해 폐기한 양만 무려 11톤(t)에 달한다. 이로 인해 지자체와 단체들은 오히려 처리 비용과 인력 부담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2019년 강원도 산불 피해 현장에 한복을 입고 머리에 쓰는 아얌이 배송됐다. [사진 출처 = MBC강원영동NEWS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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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강원도 고성군과 속초 일대 산불 현장에 들어온 헌 옷 53t 중 30t이 폐기됐다.
당시에도 지자체는 “헌 옷을 보내지 말아달라”는 공식 당부까지 했다. 쏟아지는 문의 전화로 정작 필요한 구호 접수가 어렵기도 했다.
2023년 튀르키예 지진 피해 현장으로 보내려던 물품들이다. 짝이 없는 신발과 쓰다 남은 설탕이다. [사진 출처 = 채널A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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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튀르키예 대지진 당시에도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주한튀르키예대사관은 “중고 물품은 받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중고 물품이 위생 문제를 일으킬 수 있고, 수혜자에게 오히려 부담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편 산불로 피해를 본 경북 지역을 돕기 위한 온정의 손길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모인 구호 성금은 1124억 원을 돌파했다. 이는 2022년 동해안 산불 당시 모금된 800억 원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로 역대 재난 구호 성금 중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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