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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불붙는 OTT 시장

    인생 바닥 남자가 인생의 여자를 만나지만…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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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플러스 영화 '사랑을 알려줘'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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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바닥에 이른 배우 프랭크에게 어느 날 꿈같이 '그녀'가 다가오고 사랑이 시작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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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플러스 바로 보기 | 15세 이상

    한때 잘나가는 배우라 생각했다. 꿈같은 시간은 짧았다. 유명 드라마에서 조연을 맡았으나 곧 내리막길에 접어든다. 드라마 하차 후 단역조차 캐스팅되기 쉽지 않다. 프랭크(대럴 브릿-깁슨)는 술과 약에 빠져든다. 인생 바닥에 이르렀다고 자각할 때 한 여자를 만난다.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고 달리기를 중시하는, 매사에 열심인 스포츠에이전트 말리(아세마 토머스)다. 그는 프랭크와는 전혀 다른 삶의 태도를 지녔다.

    ①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는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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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프랭크(오른쪽)는 유명 드라마에서 하차한 후 일자리를 알아보나 잘 되지 않아 고민이 많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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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랭크와 말리는 화성과 목성에 각기 사는 사람처럼 어울리지 않는다. 프랭크는 충동적이고, 말리는 계획적이다. 프랭크는 배우로 아직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나 말리는 유능한 에이전트로 인정받고 있다. 프랭크가 마주칠 때마다 장난스레 말을 걸면 말리는 철벽을 치고 응대한다. 하지만 남녀의 일은 당사자도 모르는 일. 파티에 갈 파트너가 없던 말리가 프랭크에게 동행을 제안하고,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둘은 공통점을 지녔다. 절실함이다. 프랭크는 연기 이력을 이어가고 싶고, 말리는 병마를 이겨내고 싶다. 어쩌면 각자 인생 바닥에서 인생의 인연을 만난 셈. 프랭크와 말리는 서로의 결핍을 채우려는 듯 맹렬히 사랑한다.

    ②사랑은 곁에 있어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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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자 아픔을 지니고 있는 말리(왼쪽)와 프랭크는 빠르게 사랑에 빠지고, 삶의 새 활력을 찾는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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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에 굴곡이 없을 리가. 게다가 슬럼프와 병이라는 고통에 각자 시달리는 둘은 예민하게 부딪히고는 한다. 묘한 삼각관계가 갈등을 부채질하기도 한다.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사이임을 확인한 후에는 거센 시련이 두 사람을 흔든다.

    프랭크와 말리가 사랑하는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 상대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준다. 공연 무대 뒤편에서 유명 가수를 만날 수 있게 주선하거나 일이 잘 풀리도록 최선을 다한다. 무엇보다 누군가 아프면 곁에 있어준다.

    여느 사랑 이야기가 그렇듯 화면은 달콤함으로 가득하다. 프랭크와 말리의 연정 때문일까. 주요 공간 배경인 로스앤젤레스 중심가, 특히 시청의 외관은 꽤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③불치병이라는 상투성의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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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알려줘' 속 미국 로스앤젤레스는 낭만이 넘치는 도시로 묘사된다.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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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절과 병이 주요 소재이나 눈물 범벅 사랑 이야기는 아니다. 프랭크와 말리의 아픔은 사라지지 않으나 영화의 끝은 화사하다. 불치병으로 사랑의 비극미를 극대화하는 상투성이 이 영화에는 없다. 시련으로 단단해지는 사랑, 난관과 희망이 교차하는 삶이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영화는 세 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다. 첫 장은 ‘She’, 두 번째 장은 ‘Taught’, 세 번째 장은 ‘Love’로 표현된다. 세 단어가 모여 이 영화의 원제 ‘She Taught Love’가 된다. 각 장을 나타내는 단어로 제목을 구성하는 방식이 제법 창의적이고 인상적이다. 프랭크와 말리의 남다른 사랑처럼 말이다.
    뷰+포인트
    프랭크를 연기한 대럴 브릿-깁슨이 각본까지 썼다. 그는 총괄프로듀서 역할까지 맡았다. 브릿-깁슨은 드라마 ‘와이어’ 시리즈로 얼굴을 알리고, 영화 ‘쓰리 빌보드’(2017)와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2021) 등으로 연기력을 과시해 왔다. ‘사랑을 알려줘’는 각본가로 처음 참여한 영화다. 극장 개봉은 아예 하지 않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직행했다. 미국 신진 감독 네이트 에드워즈가 연출했다. 콘텐츠가 차고 넘치는 OTT에 숨겨진 보석 같은 로맨스코미디라고 할까. 사랑의 세포가 죽은 이들을 각성시키기 충분할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이 매력적이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 시청자 96%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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