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txt(텍스트) 섹션에서는 ‘필사적으로 필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커버스토리를 읽고 마음이 움직여, 저도 필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한겨레에서 ‘내가 쓰는 필사적 민주주의’라는 필사 책이 출간되어, 이 책에 실린 문장들을 매일 써보기로 했습니다. 이 책에는 .txt 섹션에 실렸던 기사나 글 가운데 민주주의와 관련한 문장들이 포함돼 있어 더 애정이 갔습니다. 필사 책은 1부 ‘사유의 세계를 만나다’, 2부 ‘마음 속 문장을 기억하다’, 3부 ‘역사적 순간을 기록하다’로 구성돼 있습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저의 아침은 늘 전쟁 같습니다. 아이들을 깨워 아침밥을 먹이고 학교에 보내는 일을 10년 넘게 해왔지만,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시끄럽고 소란스러웠던 시간이 지나고 문득 조용해지는 순간, 저는 필사 책을 펼칩니다. 하루에 딱 5~10분, 책에 실린 문장을 읽고, 손에 힘을 주어 정신을 집중한 채 또박또박 써 내려 갑니다.
단정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들었고, 필사하는 동안 마음이 고요해졌습니다. 필사가 집중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하더니, 어지럽던 정신이 한결 정리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에스엔에스(SNS)에 필사 사진을 올렸더니, 한 지인이 같은 책을 구입해 필사를 시작하고는 사진을 함께 공유해 주었습니다. 내란 사태를 겪으며 절실히 느낀 민주주의의 소중함. 같은 문장을 함께 읽고 쓰면서 그 소중함을 나누고 있다는 생각에, 그와 제가 연결돼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빛과 실’. 한강 작가가 최근 펴낸 에세이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작가가 말한 “언어가 우리를 잇는 실”이라는 표현에 새삼 공감하게 됩니다.
양선아 텍스트팀장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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