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서 “우군 늘리기” 해석 나와
재계에선 두 그룹이 공통적으로 호반그룹과 크고 작은 분쟁이 있다는 점과 이번 협업이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한진그룹과 LS그룹은 각각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작년 기준 공시 대상 기업 집단 순위 14위, 16위다. 두 전통의 대기업이 2017년 처음 이 순위에 진입해 작년 34위에 오른 신흥 대기업 호반그룹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손을 잡은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날 한진그룹과 LS그룹은 “사업 측면의 협업일 뿐 다른 뜻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LS그룹이 지난 3월 범LG가(家)인 LIG그룹과도 비슷한 업무 협약을 맺었는데, 한진과도 손을 잡자 ‘우군 늘리기’란 해석이 더 힘을 얻는 상황이다.
우선 호반그룹은 LS그룹 계열사 LS전선의 경쟁사인 대한전선의 모기업이다. 최근 대한전선 관계자들은 현재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을 유출한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두 회사는 기술 특허와 관련해 6년 가까이 소송전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호반그룹이 LS전선 지분 약 2% 안팎도 갖고 있는 것도 알려졌다. 또 향후 지분이 3% 이상으로 늘면 회계장부 열람 청구권 등을 행사할 수 있어 경영 개입도 가능하다.
호반그룹은 또 계열사인 호반건설을 통해 대한항공을 거느린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도 갖고 있다. 2022년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던 사모펀드 KCGI의 지분 등을 인수해, 현재 지분율 17.9%의 2대 주주다. 실제 호반건설은 지난달 26일 열린 한진칼 주주총회에 참석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 역시 한진그룹 입장에선 불편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LS나 한진 모두 당장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은 결코 아니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공통의 적 앞에서 손을 잡고 미리 견제구를 날려두는 차원 같다”고 했다.
[정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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