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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7 (토)

    중국 간첩, 독일 이어 필리핀서도 체포…“선거 개입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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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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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인 간첩이 필리핀과 독일 등 각국 정치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됐다. 필리핀에서는 선거 개입, 독일에서는 유럽의회 문건 유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아에프페(AFP), 피엔에이(PNA) 통신 등은 필리핀 국가수사청(NBI)이 지난달 20일 마닐라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실 인근에 주차된 차량에서 휴대전화 도청 장비를 작동하고 있던 중국인 남성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체포된 남성은 마카오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고, 마닐라 선관위 사무실을 수차례 방문한 정황이 드러났다. 함께 발견된 장비는 국제모바일가입자식별번호(IMSI) 캐처로, 반경 1~3㎞ 내에서 휴대전화 통신 자료를 도청할 수 있는 위장 기지국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 당국은 이 남성이 대통령궁, 대법원, 미국대사관 등 민감시설 주변도 탐문한 것으로 보고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과 필리핀 현 정부는 반중 성향으로 지속해서 중국이 정치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오는 12일 치러지는 총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친중 성향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세력과 반중 노선의 현 대통령이 경쟁 중이다. 조너선 말라야 필리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지난달 24일 의회에 나와 “중국의 지원을 받는 단체가 선거 개입 정황을 보이고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전날 데페아(DPA) 통신은 독일 연방검찰이 지난 9일 유럽의회 의원 보좌관 신분으로 활동하던 중국 출신 독일인 궈지안(44)을 간첩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궈지안은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소속 막시밀리안 크라 의원실에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유럽의회의 ‘민감 문서’ 500부 이상을 중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독일 검찰은 궈지안이 2002년부터 중국의 지시에 따라 독일 내 반체제 인사 동향과 군수업체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또 크라 의원이 중국 또는 러시아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는지도 내사 중이라고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해당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한다”며 “필리핀 정치인들이 이를 빌미로 중국 의제를 꾸며내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독일 검찰의 간첩 활동 의혹 제기에도 궈 대변인은 “독일은 중국 비방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며 “중국은 양국 관계에서 항상 상호 존중의 원칙을 지켜왔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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