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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5 (목)

    [사설] 대선후보들 “AI 대대적 육성”…전력 공급 대책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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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 먹거리인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은 대선 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호 공약으로 ‘AI 투자 100조원’을 발표했다. 특히 한국형 챗GPT를 전 국민이 무료로 사용하는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제시하기도 했다. ‘기본 사회’의 AI버전격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민관합동펀드 100조원을 조성해 AI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을 지원하고, 총 20만명의 AI 청년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AI 산업에 필수적인 전력 공급 대책은 구체성이 없어 ‘모래성’ 같은 공약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AI산업은 ‘전기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전력 확보가 전제돼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AI를 적용한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려면 기존 데이터센터보다 전력이 3배 이상 더 필요하다고 한다. 고성능 연산 수요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약 415TWh(테라와트시)인데, ‘AI 급부상 시나리오’대로 시장이 성장할 경우 2035년에는 전력 소비량이 최대 1700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10년 뒤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최대 4배까지 급증한다는 얘기다.

    앞으로 2~3년 뒤면 AI가 인터넷처럼 모든 분야에 깔리는 시대가 도래할텐데 이를 뒷받침할 전력 공급과 천문학적 재원 마련 대책은 미덥지 못하다. 이재명 후보는 오는 2030년까지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건설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20GW 규모의 남서해안 해상풍력을 해상 전력망으로 주요 산업지대에 공급하고, 전국에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산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2040년 완공 목표로 호남과 영남의 전력망을 잇고, 동해안 해상풍력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김문수 후보는 ‘글로벌 초고속 AI데이터센터 구축’과 함께 ‘촘촘한 에너지 도로망 구축’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원전 비중 확대를 통해 전력 수요 확대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동해안∼수도권 초고압 직류 송전(HVDC) 송전선로’ 등 굵직굵직한 송배전망 건설 사업들이 이미 교착 상태에 놓인 상황이다. 최근 하남시가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 사업의 종점인 동서울변전소 증설에 반대하면서 해당 사업의 준공 일정은 계획보다 6년 7개월 늦어지고 있다. 거창한 장밋빛 청사진 보다 영호남과 강원 등에서 생산된 전기를 전기 주요 소비지인 수도권으로 실어 나를 송배전망 확충 계획부터 내놓는 것이 현실적이다. 전력망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무탄소 전원을 활용한 발전도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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