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혜경 여사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민 개표방송 행사에서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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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일 치른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 4일 오전 1시30분 현재 개표가 82% 진행된 가운데 이 후보는 득표율 48.29%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42.95%)를 앞서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득표율 50%를 넘긴다면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51.55%) 이후 13년 만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7.7%에 그쳤다. 투표율은 80%에 육박해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4일 오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당선을 공식 선언하면 곧바로 대통령 임기가 시작된다.
비상계엄 사태를 초래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보수 진영을 향한 ‘정권 심판’ 여론이 선거를 강타한 결과다. 이로써 행정부와 입법부를 동시에 확보한 이 당선인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강력한 권력으로 국정운영의 책무를 맡았다. 이 후보는 당선 연설에서 “여러분이 제게 맡긴 사명을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이행하겠다”라며 “국민을 크게 통합시키는 대통령의 책임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일찌감치 당선 확실로 분류됐다. 방송3사 출구조사에서 득표율 51.7%로 예측돼 김 후보(39.3%)와 차이가 12.4%포인트로 나타났다. 김 후보는 ‘이재명 심판론’을 내세워 역전을 노렸으나 견고한 ‘윤석열 심판’ 민심을 넘어서지 못했다.
최종 투표율은 79.4%로 집계됐다.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가운데 3,524만416명이 투표해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된 1997년 대선(80.7%) 이후 가장 높았다. 비상계엄과 탄핵에 대한 '응징' 여론에 유권자들이 투표소로 결집했다. 다만 높은 투표율에 비춰 보수 진영도 막판 최대치로 뭉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당선 첫 일성에서 비상계엄으로 무너진 사회질서를 바로잡고 민생·경제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연설에서 “내란을 극복하고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겁박하는 군사 쿠데타가 없게 하는 일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온 힘을 다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회복하겠다”고 역설했다. 민주당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비롯해 민생·경제 회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이 당선인은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대통령의 책임은 국민통합”이라며 “어우러져 함께 살면서 공평하게 기회를 누리는 억강부약, 대동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입장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고, 다른 색깔의 옷을 잠시 입었을지라도 이제 우리는 모두 위대한 대한민국의 위대한 대한국민이다. 함께 가자”고 손을 내밀었다.
김문수 후보는 대선 패배에 승복했다. 그는 오전 1시35분쯤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 후보님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불법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무너진 보수 진영은 이번 대선 패배로 '보수 재건'의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준석 후보는 당초 목표인 10% 이상 득표에 실패했다. 그는 “젊은 세대의 희망과 기대를 많이 보내주셨는데 제가 완전하게 담아내지 못해 죄송하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공부하고, 배우고, 발전할 부분은 더 가다듬어서 대한민국과 정치에 이바지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선 마지막 TV 토론에서 논란이 된 여성 혐오적 발언에 표심이 등을 돌린 결과로 풀이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구현모 기자 nine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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