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19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인사를 나누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러시아와 인도네시아 정상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화하고 무역과 군사 분야 협력을 전방위로 확대하기로 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초청을 고사하고 러시아를 찾은 데 이어, 외교 균형추를 서방에서 중국·러시아로 옮기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프라보워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간 전략 파트너십 선언을 채택했다.
푸틴 대통령은 “무역, 농업, 우주 탐사, 에너지, 군사 기술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프라보워 대통령도 “양국 관계는 여러 분야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고 경제 협력도 개선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지난해 7월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발표한 별도 성명에서 “경제와 무역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양국 관계를 심화하기 위해 전략적 파트너십에 관한 선언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산(産) 밀과 인도네시아 농산 원료 상호 공급 확대, 인도네시아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자유무역지대 창설이 핵심이다. 양국은 인도네시아 국부펀드 다난타라와 러시아 직접투자펀드(RDIF) 간 20억 유로(약 3조2,000억 원) 규모 공동 투자펀드 설립 계약도 체결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앞서 캐나다 정부로부터 15~17일 열린 G7 정상회의에 공식 초청받았지만, 러시아 방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일정상 두 회의 모두 참석할 수 있었음에도 러시아 행사만 택한 점을 두고 ‘비동맹 중립 노선’을 표방했던 인도네시아 외교의 전략적 방향이 바뀌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라디티요 다르마푸트라 인도네시아 아이를랑가대 국제관계 교수는 자카르타 포스트에 “서방 국가들은 이번 선택을 러시아 쪽으로 기운 외교적 신호로 해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통령 취임 이후 중국, 러시아에 더 가까워지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첫 해외 순방지로 중국을 택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에서는 남중국해 공동 개발 협력 방안을 논의해 논란을 일으켰다.
올해 초에는 러시아와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의 10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서방에 의존하지 않고 경제나 군사적으로 실리를 챙기려는 의도라고 해석한다. 데디 디나르토 글로벌 카운슬 인도네시아 수석 애널리스트는 “프라보워 대통령은 러시아와 방위 및 경제 협력 강화를 전략적 이점으로 판단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