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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하메네이 “응징당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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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시설 피격 후 첫 입장…미국 직접 거명 안해

    美 밴스 부통령 “원하면 내일이라도 협상 가능”

    헤럴드경제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이(86) 이란 최고지도자가 올 3월 이란 테헤란에서 시민들과 관계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이란 최고지도자 사무실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된 사진이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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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겨냥해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면서 대응을 예고했다.

    하메네이는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 “시오니스트 적(이란이 이스라엘을 지칭할 때 쓰는 용어)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엄청난 범죄를 자행했다”면서 “응징당해야 하고 지금 응징을 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후 나온 하메네이의 첫 공식 반응이다. 시오니스트는 이스라엘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미국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다.

    미국은 22일 포르도를 비롯해 이란 핵시설 3곳을 전격 공습했으며 이에 따라 이란이 어떤 수단을 동원해 보복에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2일(현지시간)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전날 공습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는 데 필요했다면서 당위성을 주장했다. 또 미국은 이란의 정권 교체를 원하지 않고 협상할 의지가 있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면서 미국이 과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같은 중동 전쟁의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국내 우려를 차단하려고 노력했다.

    J.D. 밴스 부통령은 이날 ABC뉴스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전쟁이나 이란의 정권 교체를 원하는 게 아니라면서 “우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전쟁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그는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해체하는 “똑똑한 길”을 선택하기를 바란다면서 “만약 이란이 우리 자병들을 공격하거나 핵무기를 만들려고 계속 시도하기로 결정한다면 우리는 압도적인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밴스 부통령은 또 미국이 중동에서 또 다른 장기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우리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파괴하기 위해 매우 좁고 제한적인 접근을 택했다”면서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더 군사 분쟁의 장기화를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이란 병력이나 이란 국민을 겨냥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작전이 전면전이 아니라 이란의 핵시설만을 겨냥한 제한적인 공습이라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공개 및 비공개 메시지를 여러 채널을 통해 이란에 직접 전달하면서 이란이 (대화) 테이블로 올 모든 기회를 주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입장과 평화를 허용하기 위해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우리는 이란이 그렇게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정권 교체가 목적이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미국은 이란이 원한면 내일이라도 바로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이 계속해서 핵무기 보유국이 되고자 한다면 난 그게 정권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 정말로 생각한다”고 말해 어떤 경우에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그간 미국과의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지고 놀려고 했다”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진정성을 보이지 않아 핵시설을 타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당국자들은 이번 공습을 통해 이란뿐 아니라 미국의 다른 적들에게도 미국을 거스르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의 억제력을 되찾았다는 것을 세계에 보여줬다”면서 “미국 대통령이 말할 때 세계는 귀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세계가 깨달았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무엇을 할 것인지 말해주고 실제로 하는 대통령이며 그런 점이 이란 정권을 포함한 많은 사람에게 충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치권에서는 미국이 이란과 매우 비싸고 긴 전쟁을 치르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민주당과 공화당 일각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

    하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짐 하임스 하원의원은 “대통령이 엄청난 도박을 했다”며 “중동 지역에서 우리가 군사적으로 개입한 역사를 보면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끝나는 적이 거의 절대 없다. 실제로는 보통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까운 것으로 끝난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에서 이례적으로 이번 공습을 비판한 톰 매시 하원의원은 CBS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우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미국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지 않는 이란과 싸우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모든 전쟁 때문에 지쳤다”고 말했다.

    매시 의원은 지난 17일에도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공격하기 전 의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전쟁 권한 결의안’을 발의했으며 대통령이 단독으로 결정한 이번 공습을 위헌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장문의 글을 올려 매시 의원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자기가 마가(MAGA·트럼프 핵심 지지층)라고 말하기를 좋아하지만, 마가가 아니다. 실제로 마가는 그를 원하지 않고 그를 모르며 그를 존중하지 않는다”면서 “마가는 이 한심한 패배자인 톰 매시를 역병처럼 멀리해야 한다”고 적었다. 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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