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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이슈 '위안부 문제' 끝나지 않은 전쟁

    일본 방해에도... 4년 만에 독일 여성박물관에 정착한 소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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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여성박물관에 자리 잡은 소녀상
    일본 방해에도 "여성 명예 더 중요"


    한국일보

    독일 본 여성박물관에서 열린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마리아네 피첸 박물관장(왼쪽)과 한정화 코리아협의회 대표(가운데)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코리아협의회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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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로 간 평화의 소녀상이 4년 만에 영구 정착지를 찾았다. 소녀상을 관리하게 될 독일 본 여성박물관은 일본 측의 방해에도 "여성의 명예가 더 중요하다"며 소녀상 설치를 관철시켰다.

    독일 본 여성박물관은 28일(현지시간) 소녀상 제막 행사를 진행한 뒤 "여성 인권과 역사 바로세우기의 상징인 소녀상의 전통을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마리아네 피첸 박물관장은 "현재 평화는 아주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평화의 소녀상은 우리 박물관의 중요한 상징이며 그 이름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에 전시된 소녀상은 '동마이'라고 불린다. 동은 베트남어로 청동, 마이는 매화라는 뜻으로, 소녀상의 굳건한 힘과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동마이 소녀상은 2021년 4월부터 처음 독일에 발을 디딘 뒤 4년간 떠돌이 생활을 했다. 첫해인 2021년엔 4개월간 드레스덴 민속박물관에 전시됐다. 이듬해는 볼프스부르크 현대미술관의 초청으로 4개월간 전시됐지만, 대부분 기간 창고에 보관돼 있었다. 올해 3월에는 독일 서부 쾰른의 나치기록박물관이 소녀상을 선보였다.

    소녀상을 영구 전시하기로 한 본 여성박물관은 1981년 세계 최초로 설립된 여성박물관이다. 케테 콜비츠 등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여성의 관점을 반영한 전시를 꾸준히 열고 있다.

    본 여성박물관은 2018년에도 소녀상 설치를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독일 주재 일본 외교관들이 피첸 관장을 찾아가 항의하고, 독일 행정당국도 설치 예정 장소가 시유지라는 이유로 박물관 측을 압박했다. 이번에 소녀상이 자리 잡은 곳은 박물관 소유 부지여서 사실상 영구 정착이 확정됐다.

    피첸 관장은 이번에도 일본 측의 방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피첸 관장은 "'우리는 그런 일(전쟁 성범죄)을 하지 않았다'는 국가의 주장보다 여성의 명예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쟁과 여성에 대한 폭력은 중요한 주제"라며 "천년 전, 백년 전, 그리고 오늘날에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외무장관은 소녀상 이전 소식이 알려지자 "일본 정부 입장이나 지금까지의 대응과 양립되지 않는, 지극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관계자에게 적절한 대응을 요구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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