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공격해 국경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가자/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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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최대 연기금 운용사인 케이엘피(KLP)가 이스라엘군에 무기를 판매한 미국과 독일 기업들에 대해 ‘책임 투자 지침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투자를 철회했다.

이 연기금은 트럭과 군용 차량을 만드는 미국의 오시코시(Oshkosh Corporation)와 엘리베이터와 산업기계, 군함까지 만드는 독일의 티센크루프(ThyssenKrupp)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고 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보도했다.

이 회사의 책임투자 담당자인 키란 아지즈는 “지난해 6월, 여러 기업들이 이스라엘군에 무기나 장비를 공급하고 있고 이 무기가 가자지구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유엔 보고서를 접했다”며 “오시코시와 티센크루프가 우리의 ‘책임있는 투자 지침’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투자 철회 이유를 밝혔다.

이 연기금은 올해 6월까지 오시코시에 180만달러(약 24억4천만원), 티센크루프에 약 100만달러(약 13억5천만원)를 투자했다. 1949년 설립된 이 연기금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부문 기업들이 소유한 공적연금 기금으로 약 90만명의 연금을 운영하며, 약 1140억달러(155조400억원) 규모의 기금을 관리하고 있다.

티센크루프는 군함과 잠수함을 판매하는 해양시스템 부문인 티케이엠에스(TKMS)가 독일 연방 안보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만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고, 이는 독일의 외교와 안보 정책 지침을 준수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과 장기적 관계를 맺어왔고 2020년 1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이스라엘 해군에 사르 6형 군함 4척을 인도했고, 올해 말에도 해군에 잠수함을 인도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오시코시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케이엘피는 두 기업 모두 인도주의적 국제법 위반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실사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케이엘피는 모토로라 등이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불법적으로 세워진 이스라엘 정착촌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16개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한 바 있다. 또 미얀마 군사 정부와의 연관성을 이유로 인도 항만과 물류 그룹인 아다니 항만에서도 투자를 철회했다. 미국 기업 캐터필러의 불도저가 이스라엘군과 현지 기업들에 의해 점령지에서 사용되자 투자를 철회하기도 했다.

지난 3월27일(현지시각) 에이치디현대 중장비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주택 파괴에 이용되고 있다는 기자회견이 경기도 판교 에이치디현대 그룹 사옥 앞에서 열렸다. 국제앰네스티한국지부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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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프란체스카 알바네세 유엔 팔레스타인 영토 인권 상황에 대한 유엔 특별 보고관은 ‘점령 경제에서 집단 학살 경제로’라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마이크로소프트·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아마존 등 세계적 대기업과 한국의 에이치(HD)현대 등 48개 기업이 국제법을 위반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이는 대량 학살을 지원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올해 3월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에이치디현대 중장비가 팔레스타인 가옥 파괴에 사용되고 있다고 고발한 바 있다. 당시 에이치디현대는 “중고 장비로 추정된다”고 해명했다. 유엔은 3일(현지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보고서를 공식 발표한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