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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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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황이 마음에 새긴 한마디 “끝까지 버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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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교황 전기 ‘교황 레오 14세’ 번역 출간

    조선일보

    레오 14세 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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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까지 버티세요.”

    레오 14세 교황이 성(聖) 아우구스티노 수도회 수련자 시절, 한 나이 든 수도자에게 들은 이야기이다. 교황은 이 말을 가슴에 새기고 살았다고 고백한다. “인내는 주님께서 기꺼이 주시는 큰 선물”이라고 말하는 그는 항상 “예”라고 순명하며 주어진 임무를 맡았다.

    지난 5월 8일 새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의 전기 ‘교황 레오 14세’(가톨릭출판사)가 8일 한국어로 번역 출간됐다. 이탈리아 바티칸 전문 언론인 도메니코 아가소가 레오 14세의 연설, 강론, 인터뷰 등을 모아 발빠르게 펴낸 책을 서울대교구 이재협 신부 등 4명이 번역해 출간했다.

    조선일보

    '교황 레오 14세' 표지. /가톨릭출판사


    본명이 로버트 프레보스트인 레오 14세 교황은 바티칸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거의 받지 않았던 인물. 저서는 낸 적이 없고, 신문·방송에도 거의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주변의 평가는 ‘온유함’ ‘진심으로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 등. 미국 출신이지만 페루의 빈민 지역에서 20년 이상 어려운 이웃과 함께 생활했다. 저자는 이런 점에서 “그는 미국인이라서가 아니라, 미국인임에도 교황이 된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의 바탕에는 아우구스티노 수도회의 정신인 청빈, 선교, 형제애 그리고 겸손이 깔려 있다. 아우구스티노회에선 ‘겸손이 교만을 죽인다’는 격언이 있다고 한다. ‘경청(傾聽)’ 역시 교황이 강조하는 덕목. 그는 “주교는 궁전에 고립되어 하느님 백성과 동떨어져 살거나, 사회적 지위나 교회 내 지위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발탁해 주교와 추기경(교황청 주교부 장관)에 임명한 인물.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시 프레보스트 신부를 만나 “이제 좀 쉬세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불과 몇 달 후 교황은 그를 페루의 교구장 주교로 임명했고, 2023년엔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그는 추기경 서임 전날 교황에게 “당신께서 저를 임명하시든, 지금 자리에 머물게 하시든 저는 행복할 것”이라며 순명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에게 “유머 감각을 잃지 마세요. 미소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권했다고 한다.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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