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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시리아 수도까지 공습... 미국 개입에 '일단 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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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부지역 드루즈-베두인 무력충돌에
    시리아 정부군 대응하자 이스라엘 개입
    유엔 안보리서 이스라엘 행위 논의할 듯


    한국일보

    16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진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국방부 건물. 다마스쿠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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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시리아 남부 지역을 공습한 이스라엘이 이번에는 수도 다마스쿠스 한가운데 폭격을 가해 국방부 건물을 파괴하고 대통령궁 인근까지 위협했다. 시리아 정부군이 남부 스웨이다 지역의 소수민족인 드루즈족을 억압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미국이 개입하면서 폭력 사태가 중단됐지만, 시리아 새 정부와 이스라엘의 관계는 악화일로에 놓였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다마스쿠스를 포함한 시리아 전역에서 수십 건의 공습을 감행했다. 시리아 언론에 따르면 이 공격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했다. 로이터는 "이번 공격은 아흐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 이슬람주의 정권에 대한 이스라엘의 중대한 위협"이라고 진단했다.

    문제의 시작은 시리아 남부 도시 스웨이다에서 13일부터 이어진 종파 및 민족집단 간 갈등이다. 스웨이다에는 민병대를 갖춘 드루즈족이 포진하고 있는데, 최근 이 지역에서 베두인족과 무장 충돌이 일어나고 정부군이 여기에 개입하는 과정에서 최소 169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즈는 이슬람의 한 종파이며, 베두인은 유목생활을 하던 아랍인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정부가 이 지역에서 드루즈족을 진압하면서 "테러의 거점"으로 삼을 것이라며 우려했다. 스웨이다 지역을 이스라엘과 요르단 인근의 전략적 요충지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개입이 오히려 상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르와 아주브 스웨덴 말뫼대 시리아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에 "이스라엘은 드루즈족을 보호하려 한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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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의 시리아 내전 개입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16일 다마스쿠스에서 보안군이 차량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다마스쿠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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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이스라엘의 다마스쿠스 공습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태미 브루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사전 경고를 받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과 국무장관의 반응을 보면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국은 충돌과 연루된 모든 당사자들과 협력했으며, 오늘 밤 이 혼란스럽고 끔찍한 상황을 끝낼 구체적 조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후 시리아 정부군은 스웨이다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다만 시리아 측은 이스라엘에 대해 불쾌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시리아 내무부는 이스라엘을 "점령세력"이라 칭하며 이들의 공격이 "긴장을 높이고 혼란을 확산시키며 안보와 안정을 저해하려는 고의적인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올해 초 알샤라 대통령 취임 이후 이스라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했던 태도와 상반되는 발언이다. 시리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스라엘의 공격 행위 적절성을 논의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안보리가 이를 받아들여 수 시간 내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스라엘과 시리아 국경 근처에서는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수많은 드루즈족 시민들이 시리아 드루르족과 연대를 표명하기 위해 국경을 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TV 성명을 통해 "우리는 드루즈 형제들을 구하고 정권의 갱단을 제거하기 위해 행동했다"고 설명하면서 "여러분은 이스라엘 시민이다. 국경을 넘지 말아달라"라고 호소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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