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1 (목)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도굴·총기 액션·마동석… 올여름엔 ‘OTT 바다’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블록버스터 쏟아지는 OTT

    조선일보

    ‘파인: 촌뜨기들’의 주인공 ‘관석’(류승룡·가운데)을 중심으로 심해 보물을 찾는 여러 인물이 함께 바다로 나간다. 서로 속고 속이는 가운데, 누구 손에 대박이 쥐어질지 긴장감이 이어진다. 파인(巴人)은 ‘촌뜨기’를 뜻한다./디즈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촌티’ 나는 1970년대 복고 코드와 거친 바다가 여름 시청자 감성에 맞아떨어졌다. 침몰선 도굴에 뛰어든 이들의 이야기 ‘파인: 촌뜨기들’. 영화 ‘범죄도시’를 만든 강윤성 감독과 배우 류승룡·임수정·김의성 등이 뭉친 디즈니+ 신작이다. 1~3부가 16일 공개되자 여름철 ‘블록버스터’로 손색없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올여름 한국의 블록버스터 대전은 극장 대신 OTT에서 펼쳐질 전망이다. 극장 성수기로 여겨지는 7~8월 여름철 영화관에서 늘 대작들이 맞붙었던 것과 달리, 올해 극장가는 국내 개봉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며 차분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반면 OTT는 스릴러, 총기 액션, 히어로물 등 여름 휴가철을 겨냥한 스케일 큰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범죄도시’로 1000만 관객을 연달아 뽑아낸 주역인 마동석도 올해는 OTT로 시청자를 만난다.

    ◇레트로 오락물부터 마동석 히어로물까지

    ‘파인: 촌뜨기들’은 바다에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인물들의 열기가 2년 전 여름에 개봉한 흥행작 ‘밀수’를 연상시킨다. 1323년 신안 앞바다에 침몰한 초대형 무역선과 함께 묻힌 2만 점의 도자기를 노리는 인물들이 얽히고설킨다. 바다에서 건질 게 대박일지 쪽박일지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바지 자락을 펄럭이는 류승룡과 장발의 양세종, 사모님이 된 임수정 등 주연 배우들의 변신과 신 스틸러 조연들이 어우러져 1970년대 풍경을 선명하게 재현해 낸다.

    이는 휴가철 대전의 시작. 넷플릭스도 ‘오징어 게임3’에 이어 층간 소음을 소재로 한 서스펜스 스릴러 ‘84제곱미터’를 18일 공개하고, 25일엔 수백억 원대 제작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진 총기 재난 액션 스릴러 ‘트리거’를 내놓는다. 강하늘·염혜란·서현우 주연의 ‘84제곱미터’는 ‘영끌’ 해서 아파트를 샀으나 정체 모를 층간 소음 때문에 바짝바짝 말라가는 불쌍한 청년이 주인공이다. ‘총기 청정국’이라는 공식이 깨진 한국에서 총격 사건이 벌어진다는 설정의 ‘트리거’에는 김남길이 스나이퍼 출신으로 변신한다. 8월에 공개되는 마동석·성동일 주연의 판타지 히어로물 ‘트웰브’(디즈니+)는 한국 전통의 12지신이 소재다.

    조선일보

    12지신의 힘을 지닌 한국형 히어로물 '트웰브'에서 배우 마동석이 연기한 호랑이 천사 ‘태산’./디즈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관은 한국 블록버스터 가뭄

    양보다 질이 중요하겠지만 제작 규모나 출연진만 봐선 얼핏 극장이 OTT에 밀리는 모양새다. 여름마다 극장가는 국내 대작들이 맞붙어 분위기를 달궜지만 올해는 다르다. 7~8월 개봉이 확정된 영화는 ‘전지적 독자 시점’(주연 안효섭), ‘좀비딸’(조정석), ‘악마가 이사왔다’(임윤아) 정도. ‘하이재킹’ ‘핸섬가이즈’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탈주’ ‘파일럿’ ‘리볼버’ ‘행복의 나라’ ‘빅토리’까지 한국 영화가 줄줄이 개봉했던 작년 여름에 비해 편수 자체가 적다. 대신 올여름 극장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코로나 사태로 개봉이 밀렸던 이른바 ‘재고작’ 한국 영화 방출이 끝나고 본격 가뭄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코로나 때 못 나온 작품이 엔데믹 무렵 개봉했는데 개봉 시기가 2~3년 늦다 보니 트렌드에 뒤처지거나 OTT 작품과 스토리라인이 겹치기도 해 식상하다는 인상까지 남겼다”며 “그 여파로 새로운 영화 제작 여력이나 투자가 줄고 영화 인력도 넷플릭스 등으로 향하면서 적당한 작품이 없는 상황 같다”고 했다.

    영화계에선 재미있는 시나리오와 인력이 극장에서 OTT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극장 시설로 즐기기 좋은 블록버스터에 대한 수요까지 OTT가 흡수해 안타깝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 “이럴 때일수록 적정 예산의 좋은 영화로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헌식 평론가는 “6월에 개봉한 공포 영화 ‘노이즈’는 상대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만들었지만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헐리우드 대작들 사이에서 선전 중”이라며 “블록버스터도 좋지만 이런 영화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김민정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