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있다./뉴시스=AP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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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0% 관세' 압박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 CNN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그는 미국의 지도자로 선출됐지 세계의 황제로 선출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해 '외교적 관례를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하며 브라질의 사법 시스템은 독립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루스소셜에 올린 서한에서 다음달 1일부터 브라질산 제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같은 조치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2019∼2022년 재임)에 대한 '마녀사냥식' 재판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그를 "불공정한 시스템의 희생자"라고 언급하며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보우소나루는 2022년 대선에서 룰라에게 패한 뒤 쿠데타를 시도한 혐의로 기소된 상태며,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고 4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룰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인이었고 미 의사당에서 벌어진 일(1·6 폭동)을 저질렀다면 브라질에서도 재판을 받고 구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SNS 게시물은 처음엔 "가짜 뉴스인 줄 알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어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은 브라질과 브라질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이며, 다른 나라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협상은 받아들이지만 강요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브라질 정부는 트럼프가 실제로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시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는 수개월 만에 처음으로 다른 국가가 트럼프의 관세 압박에 공개 반기를 든 사례다.
미국은 지난해 브라질과의 교역에서 68억달러(한화 약 9조4000억원) 규모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주요 품목은 항공기, 연료, 원자로 및 산업기계, 전기장비 등이다. CNN은 브라질이 이들 품목에 동일한 수준의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 산업계에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룰라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의 문을 열어뒀다. 그는 "나는 진보주의 대통령이 아니라 브라질의 대통령이고, 트럼프도 극우가 아닌 미국 대통령으로 본다"며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협상에 열린 자세로 임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6일 브라질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는 디지털 무역, 전자결제, 지적재산권, 반부패 정책 간섭, 바이오연료 시장 접근, 불법 산림벌채 문제 등을 포함한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지난달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소년공 출신의 두 대통령이 G7에서 어깨 동무를 하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국내에서 주목을 끌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7일(현지 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카나나스키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장에서 G7 및 초청국 정상과 단체사진 촬영을 마치고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디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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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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