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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정치권 사퇴와 제명

    "국힘 45명 제명" "내란 정당 해산"... '무한 강성' 치닫는 민주당 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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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대 "내란 방패 의원 45명 제명"
    정청래 정당해산, 檢개혁 드라이브
    野 "야당 말살" "발악" 강한 반발
    국정동반자 여당 대표, 강성 부담
    '강선우 사퇴' 양측 신경전도 격화


    한국일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한 박찬대(왼쪽) 의원과 정청래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7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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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무한 강성 대결로 치닫고 있다. 당권주자인 박찬대 정청래 의원은 강성 당원 입맛에 맞는 정치적 구호를 마구잡이로 쏟아내며 선명성 경쟁에 불을 뿜었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엄호했던 이른바 국민의힘 방탄 의원단 45명에 대한 제명 카드를 꺼내 들었고, 정 의원 역시 중범죄 검사를 파면하는 검사징계법을 발의하며 검찰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확실한 내란 종식과 개혁을 원하는 강성 당원을 향한 러브콜이지만 이재명정부의 국정 동반자 역할을 해야 하는 여당 대표가 일방통행식 정국 운영을 예고하면서 벌써부터 협치 정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정운영에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25일 국민의힘 의원 45명을 '내란 방패'라고 규정, 일일이 이름을 거론하며 국회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 체포 국면에서 한남동 관저 입구를 막아선 행위가 내란 옹호라고 직격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결의안 통과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위헌정당 해산 심판 청구를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하겠다고도 경고했다. 박 의원은 지난 8일 내란범 사면 복권을 제한하고, 내란범 배출 정당에 대한 국가보조금을 끊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내란특별법 발의에 이어 내란 종식 이슈를 계속 끌고 나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거세게 반발했다. "발악" "실성" 등 원색적 표현으로 비난을 쏟아부었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야당을 말살하고 일당독재를 완료하겠다는 선언"이라며 발끈했다. 그러면서 "정청래 의원보다 상대적으로 약세로 드러나니 강공을 취해 지지자와 당원의 표심을 구해보려 하는 의도냐"고 꼬집었다. 박 의원이 전대 판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국민의힘을 타깃으로 강경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도 결코 뒤지지 않는 모습이다. 정 의원 역시 국민의힘을 겨냥해 국회가 본회의 의결로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둔 상태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이 이른바 '강선우 징계안'을 제출하며 강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 압박에 나서자 "위헌 정당 해산 심판으로 의원직을 박탈당할 수 있으니 적당히들 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특히 강성 지지층의 관심이 높은 검찰개혁 법안들을 앞다퉈 쏟아내며 밀어붙이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야당을 향한 공세와 별개로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계기로 양측의 네거티브도 격화하면서 내부 분열 양상도 커지고 있다. 당장 친여권 성향 커뮤니티 등에는 박 의원을 향해 "배신자" "수박(비이재명계를 향한 멸칭)"이라고 몰아붙이는 비판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박 의원이 강 후보자의 자진 사퇴 촉구로 지지층을 배신했다는 게 공세의 핵심이다. 특히 정 의원 측 당원들은 박 의원뿐만 아니라 그를 지지하는 의원들을 향해 '유튜브 구독 취소'로 집단행동에도 돌입했다. 그러자 박 의원을 지지하는 그룹에서도 정 의원을 향해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해온 친문재인 세력"이라고 갈라치기 공세를 더욱 강화하는 모습이다.

    의원들 간 신경전도 만만치 않다. 정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 그룹에선 "이쯤 되면 박 의원도 중도 사퇴를 검토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열세에 놓인 박 의원을 자극하고 나서자, 박 의원 측은 불쾌해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당내에선 '전대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재명정부 첫 전대가 여권 분열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당 관계자는 "전대가 끝나면 서로 축하는 하겠지만, 감정의 골은 남아있을 것"이라며 "이번 전당대회가 여권 내부 갈등의 예고편인지, 최종화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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