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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비틀스, 마이클 잭슨을 미국 방송에 처음 소개한 남자… 그의 업적은 딴 곳? [주말 뭐 볼까 O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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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다큐 '선데이 베스트: 에드 설리번 이야기'

    편집자주

    ※ 차고 넘치는 OTT 콘텐츠 무엇을 봐야 할까요. 무얼 볼까 고르다가 시간만 허비한다는 '넷플릭스 증후군'이라는 말까지 생긴 시대입니다. 라제기 한국일보 영화전문기자가 당신이 주말에 함께 보낼 수 있는 OTT 콘텐츠를 2편씩 매주 토요일 오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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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 설리번은 '에드 설리번 쇼'를 진행하며 초기 TV방송의 틀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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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바로 보기 | 15세 이상

    엘비스 프레슬리(1935~1977)와 비틀스를 미국 방송에 처음 소개했다. 마이클 잭슨(1958~2009)이 미 전국 방송 전파를 이 TV쇼를 통해 타기도 했다. 숱한 흑인 스타들의 방송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20세기 중반 CBS ‘에드 설리번 쇼’는 미국 안방극장을 좌지우지하는 프로그램이었다. 23년(1948~1971) 동안 방송되며 초기 TV방송의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가 따른다. 누가 어떻게 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운영했기에 방송계 전설이 된 것일까.

    ①유명 스포츠기자였던 에드 설리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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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 설리번은 TV출연 금지 명단에 올라 있던 흑인 가수 해리 벨라폰테(오른쪽)를 처음 방송 무대에 올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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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 설리번 쇼’의 진행자는 에드 설리번(1901~1974)이었다. 그는 원래 스포츠 기자였다. 칼럼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는 별 지식도 없이 공연 담당 기자로 일하다가 방송 진행자로 변신했다. 공연 쪽 취재를 성실히 하며 다진 인맥이 자산이 됐다. 설리번은 1941년 CBS ‘서머 실버 시어터’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을 맡으며 방송과 인연을 맺게 됐다. 1940년대 후반 TV시대가 개막하며 설리번은 활동 무대를 자연스레 옮기게 됐다. 물론 라디오와 TV 진행은 전혀 달라 초창기에는 놀림감이 많이 됐지만 그는 곧 바뀐 환경에 적응해갔다.

    ②인종차별에 맞선 백인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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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잭슨이 포함된 잭슨 파이브는 '에드 설리번 쇼'를 통해 전국 방송 데뷔식을 치르기도 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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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리번의 무기는 공연계 정보와 인맥이었다.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수나 밴드를 빠르게 섭외해 일요일 저녁마다 TV카메라 앞에 세웠다. ‘에드 설리번 쇼’는 곧 매주 수천만 명이 시청하는 국민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설리번은 논란의 도마에 종종 오르고는 했다. ‘에드 설리번 쇼’가 방송될 때는 미국 남부가 노골적으로 흑백분리에 나선 시절이었다. 설리번은 금기에 도전했다. 실력 있는 흑인 가수들을 ‘에드 설리번 쇼’ 무대에 올렸다. 정치적 발언으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해리 벨라폰테(1927~2023)를 비롯해 제임스 브라운(1933~2006)과 티나 터너(1939~2023), 니나 시몬(1933~2003) 등을 출연시켰다. 방송사는 시청률 하락을 우려했으나 설리번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③시청자가 진정 원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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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 설리번(왼쪽)과 가수 레이 찰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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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리번의 행동은 흑인들이 미국 방송에서 활동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아일랜드계로 뉴욕 할렘에서 나고 자라 차별의 아픔을 절감했던 설리번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흑인 가수들의 출연은 ‘에드 설리번 쇼’의 시청률을 떨어뜨렸을까. 쇼는 오히려 흑인 가수들의 활약을 발판 삼아 오래도록 인기를 이어갔다. 대다수 백인 시청자들은 겉으로는 흑백분리에 찬동하면서도 빼어난 흑인 가수들의 공연을 즐기고 싶어 했기 때문이다. 인종차별은 여전히 미국사회의 병폐다. 하지만 ‘에드 설리번 쇼’가 있었기에 미국 역사는 조금이나마 전진했다고 다큐멘터리는 주장한다.
    뷰+포인트
    당대 최고 스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13세에 ‘에드 설리번 쇼’로 세상에 자신의 존재를 알린 스티비 원더, 잭슨 파이브 멤버로 노래를 부르는 앳된 소년 마이클 잭슨, ‘브리티시 인베이전’의 시작을 알린 비틀스의 첫 TV 출연 등 눈길 끄는 장면이 이어진다. 60대 이상이라면 아련한 추억에 잠길 가능성이 크다. 대중음악 애호가에게는 장면 하나하나가 귀중한 자료로 느껴질 듯하다. 설리번은 ‘에드 설리번 쇼’가 막을 내리고 3년 뒤 세상을 떠났다. 공교롭게도 프로그램 방송 요일이었던 일요일이었다. ***한국일보 권장 지수: ★★★☆(★ 5개 만점, ☆ 반 개)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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