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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1 (금)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What&Why] “바이든, 오토펜으로 서명… 민주당 의원 사면은 무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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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직접 서명해야 효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유한 '밈'. 바이든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놓여야 할 자리에 오토펜이 서명하는 사진이 대신 붙어 있다. /트루스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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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단행한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사면 조치가 무효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바이든이 직접 서명하지 않고, 자동 서명 기계인 ‘오토펜(autopen)’을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바이든은 직접 서명하지도 않았고 그것이 무슨 조치인지도 제대로 몰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최근 보수 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바이든의 서명이 있는 수천 페이지 문서를 분석한 결과, 사면 조치를 포함한 대부분이 오토펜으로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은 지난 1월 20일 퇴임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반(反)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애덤 시프, 애덤 킨징거, 제이미 라스킨 등 전현직 의원들이 정치 보복당할 것을 우려해 ‘선제적 사면’ 조치했다. 트럼프는 이들이 “최고 수준의 수사를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가 말한 오토펜은 로봇 팔에 볼펜을 끼운 기계다. 복제하고 싶은 서명을 한 번 저장해 두면 실제 필체와 똑같이 복제한다. 미 역대 대통령이 연하장 등 대량 문서를 처리할 때나 부득이하게 자리에 없을 때 사용해 왔다. 미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250달러 정도에 판다.

토머스 제퍼슨(1801~1809년 재임) 전 대통령이 1803년 발명된 오토펜의 전신 ‘폴리그래프’를 처음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토펜을 쓴다고 공식 인정한 건 제럴드 포드(1974~1977년 재임) 전 대통령이 처음이다. 그는 편지와 대통령 하사 기념품에만 오토펜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부재중 법안 서명에 오토펜을 사용했다. 2011년 프랑스 G8 정상회담 출장 중이던 그는 회담 기간 동안 만료되는 애국법(Patriot Act) 일부 조항 연장을 위해 오토펜을 쓰도록 지시했다.

트럼프 주장이 받아들여지긴 쉽지 않다. 미 법무부 법률고문실은 2005년 오토펜으로 서명한 문서도 법적 구속력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미 NBC방송은 “오토펜을 썼건 안 썼건 미 헌법상 전임 대통령이 승인한 사면을 후임이 철회할 수 있는 조항은 없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바이든이 실제 오토펜을 사용했다는 증거는 아직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증거가 있냐고 묻자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당신이 기자 아닌가. 직접 찾아보라”고 응수했다. 트럼프는 자신도 오토펜 사용 사실을 인정하면서 “젊은이들에게 보내는 편지 등 중요하지 않은 서류에만 썼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사무용으로 유통되고 있는 탁상형 오토펜 예시.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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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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