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는 당원 3000여명이 참석한 합동 연설회에서 반탄파(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연설하면 박수를 치고, 찬탄파(안철수·조경태 후보)가 연설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 청중석 앞으로 뛰쳐나가 참석자들에게 찬탄파 후보들을 향해 “배신자”라고 외치라고 독려했다. 일부 당원이 전씨에게 “무슨 자격으로 나서느냐”고 항의하면서 당원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앞으로 전씨 등 대의원 자격 없는 인사의 전당대회 관련 행사 출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조경태 후보는 9일 아침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 지도부에 “합동 연설회 훼방꾼 전한길을 출당하라”고 요구했다. 조 후보는 “윤석열 옹호론자들이 합동 연설회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훼방꾼들은 혁신 후보자들을 배신자라고 선동하며 연설을 방해하는 행위를 서슴치 않았다”며 “누가 누구를 배신했다는 말인가. 적반하장이다”라고 했다.
조 후보는 “‘윤 어게인’을 외치는 사람들이 국민의힘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전씨의 행위에 대해 “명백한 선거 방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조 후보는 “이런 자들이 국민의힘을 망치고 있다”며 “각목만 안 들었지, 지난 시절 민주당 전당대회에 침입한 정치 깡패 ‘용팔이’ 사건을 연상시킨다.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조 후보는 “엄중한 조치가 필요하다. 당 지도부는 합동 연설회 출입 금지를 넘어 즉각 (전씨를) 출당 조치하기 바란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도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한길’은 곧 ‘국민의힘 해산의 길’”이라고 비판하고 “송언석 비대위원장과 선관위는 어제 벌어진 전한길 논란에 당무 감사를 실시하고 전씨를 제명시켜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사방팔방을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다”며 “어제 전한길은 우리 당을 접수하러 온 것처럼 기고만장하게 후보 대기실 앞까지 장악해 인터뷰를 하고, 기자 비표까지 수령해 전당대회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안 후보는 “대구·경북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수치”라며 “지금도 이럴진대,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면 전한길 등 극단 세력은 수렴청정을 하며 ‘당권 농단’을 자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바로 이재명 민주당이 바라는 (국민의힘이) 탄핵 옹호 정당, 내란 정당(이 되는) 길”이라고 짚었다.
안 후보는 당원들을 향해 “지금은 절체절명의 위기다. 오랫동안 당을 지켜온 당원께서 침묵하신다면, 저런 미꾸라지가 당을 좌지우지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 안철수는 저들에게 굽실대지 않는다. 당을 지키고 살릴 수 있다. 반드시 소중한 한 표로 목소리를 내달라”고 했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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