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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시사…연합사령관 “숫자보다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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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주한미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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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주한미군 감축이나 조정)관련 결정이 있을 것”이며 “나는 숫자가 아니라 능력에 대해 생각한다”고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은 이날 ‘숫자보다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수차 강조해, 현재 2만8500명 규모인 주한미군 일부를 역외 재배치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8일 오전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사령부에서 국방부 기자단과 만나 “주한미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날 주한미군사령관 입장에서 한미동맹 현대화,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대만해협 문제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 한미동맹이 양국 현안이라 그의 공개 언급이 눈길을 끈다.



    이날 브런슨 사령관은 북한을 ‘핵무장국’(a nuclear-armed adversary who's north of the border of us)이라 지칭했고,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빠르게 앞당기기 위해서 지름길을 택한다면 한반도 전력의 준비 태세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전작권 전환에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주한미군 감축에 대해 사령관으로서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주한미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는 주한미군 재배치 및 병력 감축에 대한 구체적 입장은 밝히지 않으면서도 “(감축이나 조정)관련하여 결정이 있을 것”이고 “내 생각에 그 논의는 순전히 숫자에 대한 논의는 아닐 것이고 임무를 위해 이곳에 가용한 능력들에 대한 논의가 될 것”이라 밝혔다.



    그는 병력 규모보다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내 생각에 그 논의는 순전히 숫자에 대한 논의는 아닐 것이고 임무를 위해 이곳에 가용한 능력들에 대한 논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에프(F)-35 등의 주한미군 배치를 예로 들며 현재 육군 중심 주한미군의 변화 가능성을 암시했다.



    전략적 유연성에 대한 질문에는 주한미군에서 중동으로 재배치한 패트리엇 포대를 예로 들며 “시간, 공간, 필요에 따라 전력을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전략적 유연성”이고 “이런 능력을 항시 보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내에서 수행한 훈련 덕에 가장 높은 준비태세를 갖췄던 패트리엇 포대를 중동으로 재배치한 것”이라며 “우리 전력들이 어떻게 할당되어 있고 현재 어디에 배치되어 있는가를 총체적으로 보고 더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이 미래에 요구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이스라엘 방어 작전을 위해 주한미군 패트리엇 포대를 순환배치 했듯이 주한미군도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상황에 따라 옮길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렸다.



    한겨레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주한미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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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런슨 사령관은 ‘동맹현대화’ 제기 배경에 대해 동북아 지역 맥락이 달라졌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상황이 이 지역에 고립·국한될 것이라 믿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며 “한미 동맹은 그 어떤 협정·합의에 특정 적대세력을 명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이북에 핵 무장한 적대세력이 있고 북한과 함께 러시아의 (역내) 관여도 증가하고 있고, 중국 역시 자유롭고 열린 인태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을 핵무장한 적대세력으르 불러 눈길을 끈다. 그는 “무기와 군사기술을 북한과 주고받고 있는 러시아는 위협이 아니냐”고 기자들에게 반문해 한미 동맹이 북한 뿐 아니라 러시아와 그밖의 위협들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서해 시설물 설치와 군사훈련 확대와 관련해 “남중국해에서 보여준 모습과 기묘할 정도로 닮았다”며 “서해와 관련해 우리는 (중국) 자산들을 감시·감지·이해·표적화 할 수 있는 능력이 그 누구보다 우수하다”며 “대한민국 주권이 다른 나라에 침해당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하고, 한미 동맹은 이를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해협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대만을 지원할 것이기에 한국도 함께해야 한다고 요구할 것이라 결론지어진 것처럼 고려할 필요가 없다”며 “대한민국에 요청된 것은 북한을 상대하는데 더 큰 힘을 발휘하란(더 큰 역할) 것이었고 다른 일도 할 수 있게 동맹을 현대화하면서 유연성을 발휘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작권 전환에 대해서는 애초 합의대로 진행하자고 강조했다. 그는 “합의된 조건을 기초로 한 전작권 전환 계획이 있다”며 “기 설정된(기 합의된) 방향으로 계속 추진하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손쉬운 지름길을 택하게 되면 한반도 내 전력의 준비태세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그 조건들이 충족될 시에 전작권 전환이 이뤄지는 것이고, 이를 이행해 나가면서 그 조건들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복잡하고 까다로운 전작권 전환 조건을 바꿔 전작권 전환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그는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한미연합연습 중 일부 야외기동훈련 일정을 다음달로 조정한 것에 대해 “나도 관여한 연습 관련 결정사항들에 대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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