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게 물든 갈릴리 호수. [사진 = 이스라엘 자연공원 관리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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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북부에 위치한 성경의 배경지 갈릴리 호수가 최근 붉은빛으로 물들어 현지 주민과 관광객 사이에서 ‘불길한 징조’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붉게 물든 물결이 해안가로 밀려드는 장면을 목격한 이들은 성경 속 출애굽기에서 모세가 나일강을 피로 변하게 한 열 가지 재앙 중 첫 번째 재앙을 떠올렸다. 붉은 호수를 종말의 징조라고 여기는 이유다.
출애굽기 7장 17~21절에는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나일강의 물을 지팡이로 치리니 그것이 피로 변할 것이라”고 기록돼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현상을 ‘신의 심판’과 연결 짓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전혀 다른 설명을 내놓았다. 이스라엘 환경부는 이번 달 갈릴리 호수에서 발생한 현상이 녹조류가 대량 번식하며 자연 색소가 강한 햇빛 아래 축적돼 붉은색으로 변한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 당국은 해당 색소가 해가 없으며, 물속 세균 검사 결과 수영해도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킨네레트 연구소의 조사에서도 붉은색을 띠는 조류는 인체에 해가 없으며, 알레르기나 건강 문제도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색 변화는 ‘보트리오코커스 브라우니(Botryococcus braunii)’라는 미세 녹조류가 원인이다. 이 조류는 전 세계 담수와 기수 환경에서 서식하며, 원유와 유사한 탄화수소를 많이 생산해 바이오 연료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온도 상승, 영양분 풍부한 수질, 햇빛 강도 등의 자연적 조건이 맞물리면서 조류의 색소가 급격히 증가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미세조류는 조건에 따라 붉은빛을 띠는 색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번 갈릴리 호수의 붉은 물결도 자연 현상에 가깝다는 것이 과학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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