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行 기내서 기자간담회
“국제 통상·외교안보 급변
국익 위해 몇 배 노력 필요“
트럼프 협상 스타일 의식
“책 ‘거래의 기술’ 참고했다
이시바 총리, 많은 조언해줘”
“국제 통상·외교안보 급변
국익 위해 몇 배 노력 필요“
트럼프 협상 스타일 의식
“책 ‘거래의 기술’ 참고했다
이시바 총리, 많은 조언해줘”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워싱턴=김호영 기자]2025.08.25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한미동맹의 새 길을 여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핵심 국익을 무조건 양보할 수는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미국으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50여 분 동안 기자들과 만나 회담의 주요 의제인 ‘동맹 현대화’와 관련해 “(주한미군) 유연화에 대한 요구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로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한미동맹 현대화란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의 역할, 구조, 전략적 우선순위, 협력 분야 등을 조정하는 작업을 가리킨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 현대화를 통해 주한미군의 역할을 한반도 너머로 확대해 북한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는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미군의 주된 역할은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이후 줄곧 북한 군사력 억제였다. 다만 한미상호방위조약 제3조는 ‘동맹 중 한 나라의 영토가 태평양 지역에서 무력 공격을 받을 경우 타 당사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인정하고 공통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행동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근거로 중국의 대만 침공과 같은 유사시 주한미군은 물론 한국군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동맹 현대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경우 국방비와 주한미군 방위비 부담이 빠르게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다만 “주한미군의 미래형 전략화 등의 논의는 우리로서도 필요하다”며 “(양측이 주장하는) 단어의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 이런 부분을 조정하는 것도 협상인데 생각하는 것처럼 험악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반적 협상 상황에 대해서는 “국제 통상, 외교안보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대한민국 국익을 지키기 위해 과거보다 몇 배 더 노력이 필요하다”며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교에 있어서 여유가 좀 있던 것 같다”며 “그러나 지금은 과할 만큼 국가 중심, 자국 중심 시점인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요구하는 대로 다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익이 훼손되지 않고, 최대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런 점들이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에 대해 그의 저서 ‘거래의 기술’을 참고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협상하는지, 거래의 기술에 다 써놨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3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진행된 한일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게 조언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소인수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8.25 이재명 대통령 SNS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는 매우 우호적으로 대한민국과 미국 간 협상에 대해 많은 조언해줬다”며 “(정상회담) 현장에서 제가 특별히 요청 드려서 일본과 미국의 협상 내용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또 한국이 미국과 협상하는 데 있어서 어떤 점에 주의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 것이란 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세부적으로 협조해줬다”고 했다.
지난달 한미 관세 협상에서 쟁점 사안이었으나 최종적으로 제외됐던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 개방 문제와 관련해선 추가 협상에 응할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협상이 체결돼 각 국가의 국회 승인을 받아 정식 조약으로 도장을 찍은 다음에도 언제든지 이거는 불만이니까 바꾸자 요구가 있을 수 있다”며 “지난 협상 결과가 대한민국에 유리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미국 내에 분명히 있고, 그래서 좀 바꾸자는 요구도 미국의 각 부처 단위로 생겨나고 있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그런 문제도 당시 함께 다 논의된 것이고 미국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는데, 또 일방적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을 저희기 바꾸겠다고는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은 ‘자동차 관세를 인하할 수 있다면 농축산물 개방이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한민국에 유리한 새 의제를 제기하거나, 기존 합의를 우리에게 유리하게 바꾸려고 노력을 우리도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일단 한 합의를 그럽게 쉽게 뒤집거나 바꾸는 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재미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5.08.24 [워싱턴=김호영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대통령은 한편 24일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양국이) 서로를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동맹의 새 역사를 목도하고 있다”며 “저는 이 모든 변화에 힘을 모아 72년 한미동맹의 새 길을 여는 중요한 여정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급격한 국제 질서 변화에 함께 대응해 한미동맹을 발전시켜나갈 방안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만찬에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최초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앤디 김 의원이 참석했다. 김 의원은 건배사에서 “미국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한국은 긍정적인 미래를 가지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의 관계를 위해 건배하자”고 말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