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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4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이스라엘, 가자 병원 폭격…기자·구조대원 등 21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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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2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로이터통신 소속 호삼 알마스리의 장례식이 진행되고 있다. 그는 나세르 병원이 공습을 받으며 숨졌다. 칸유니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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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유니스의 병원을 공습해 기자 6명을 포함해 구조대원 등 최소 21명이 사망했다. 캐나다와 유럽국가 등 세계가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를 비난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군 당국이 조사하고 있다며 유감이라고 말하는 데 그쳤다.



    에이피(AP) 통신과 알자지라 등은 25일(현지시각)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에 이스라엘군의 두차례 공습이 가해졌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건물 꼭대기층을 겨냥해 첫 공습이 일어난 뒤 기자들과 구조대원들이 달려가는 모습이 담겼고, 이후 기자들이 자주 머물던 외부 계단에서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원들과 기자들이 두번째 공격을 받아 피해가 컸다. 자헤르 왈와헤이디 가자지구 보건부 기록국장은 이번 공습으로 최소 21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숨진 기자들은 알자지라 소속 무함마드 살라마, 로이터 통신의 호삼 알마스리, 미국 엔비시(NBC) 방송의 모아즈 아부 타하, 에이피(AP)통신과 협업하던 프리랜서 기자였던 마리암 아부 다카, 팔레스타인 매체 쿠드스네트워크 소속의 아메드 아부 아지즈 , 일간알하야트알자디다 소속의 하산 두한 등 6명이다. 로이터 통신은 현장에서 생중계를 하던 영상이 중간에 끊어졌다며, 해당 기자가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성명을 내어 “비극적 사고며 유감을 표한다”며 “군이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자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에피 데프린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기자를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고 밝혔다. 군은 병원 옥상에 설치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감시 카메라를 겨냥해 병원에 폭탄 두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기자들이 하마스나 무장단체와 연계돼 활동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근거를 제시한 적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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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손된 칸유니스 나세르 병원. 칸유니스/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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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원 공습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도 거세다. ‘전쟁 범죄’에 추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나세르병원은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가자 상황을 생중계하기 위해 대기하던 장소로, 공습 피해를 입은 이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으로 오는 모습을 전하고는 했다. 가디언은 “기자들이 병원 근처에 머무는 이유는, 휴대전화와 장비를 충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전력을 사용할 수 있고 병원은 보호받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달 10일 아나스 알-샤리프 등 알자지라 소속 기자 5명이 사망한 곳도 가자 북부 알 시파 병원 근처였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세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유엔 특별 보고관’은 “가자지구에서는 기록되지 않은 이런 죽음들이 매 순간 벌어지고 있다”면서 “이 학살을 멈추기 위해 봉쇄를 해제하고 (이스라엘을) 제재하라”고 요구했다. 동시에 이 문제에 침묵하는 언론인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리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의료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라. 지금 당장 휴전하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습은) 용납할 수 없다.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독일·영국 등은 이스라엘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관련 질문을 하자 “기분이 좋지 않다. 보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모든 악몽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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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나세르 병원이 공격받자 팔레스타인인들이 도망치고 있다. 칸유니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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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공습으로, 2023년 10월7일 이후 가자지구에서 살해된 팔레스타인 언론인의 사망자수가 최소 273명으로 늘었다. 티보 브루탱 국경없는기자회(CPJ) 사무총장은 “그들은 가자지구에 대한 보도를 시도하는 독립적 목소리들을 침묵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경없는기자회는 이스라엘이 분쟁 과정에서 독립 언론인을 보호하는 유엔 결의안을 준수하지 않는 것을 조사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 소집을 촉구했다.



    이날도 가자지구에서는 11명이 아사했다고 가자 보건부를 인용해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이 밝혔다. 가자 전쟁이 시작된 뒤 총 300명이 아사했고 이중 어린이가 117명이다.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이날 최소 58명이 사망하고 308명이 다쳤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는 26일 가자지구 작전 확대 여부와 휴전협상을 주제로 내각회의를 열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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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현지시각) 한 기자가 이스라엘군의 가자 칸유니스 나세르 병원의 공습으로 숨진 팔레스타인 사진기자 호삼 알마스리의 피로 뒤덮인 카메라를 들고 있다. 칸유니스/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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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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