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주최 ‘우수사례 경진대회’ 뒤늦게 알려져
유족·피해자들 “2022년 참사 땐 책임 없다더니···”
박희영 용산구청장(오른쪽)이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1등)을 수상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용산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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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용산구청에 대상(1등)을 준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시민대책회의는 서울시 조치에 반발하며 용산구청에 대한 포상을 취소하고 유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사과를 촉구했다.
27일 서울시와 용산구청에 따르면 용산구청은 지난 22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2025년 지역축제 안전관리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대회는 서울시가 주최한 것으로 안전한 지역축제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용산구청은 “심사는 축제 안전관리 목표의 적절성과 지역 특성 반영 여부, 피해 예방 효과 등을 기준으로 진행됐는데, 2024년 핼러윈 기간 이태원 일대에서 추진한 종합 안전대책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심사위원들은 ‘주최자 없는 지역축제 안전관리의 선도적 모델’이라며 구의 사례를 호평했다”고 전했다.
유족과 피해자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대책위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할로윈 축제는 하나의 현상이고 주최자가 없는 축제이기 때문에 자신은 참사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며 책임을 부정해온 이가 박희영 구청장”이라며 “자신들의 사례를 홍보했다는데, 주최자가 없는 축제에 대한 안전 관리 책임을 두고 ‘과거에는 틀렸고 지금은 맞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려면 적어도 참사에 대한 책임을 반성이라도 해야 맞지 않은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참사 당시) 이태원에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서 당직 공무원들을 대통령실 주변 전단지 떼는 일에 배치한 구청장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지, 구청은 주최자 없는 축제에 안전 관리 의무가 지자체와 지자체장 본인에게 있다고 시인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서울시에 대해서도 행정적 참사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지자체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를 한 것을 두고 수백명의 피해자를 낳고 나서야 사후적으로 한 조치에 칭찬하고 상까지 주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유가족들은 모욕감을 느낀다”며 “참사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피해자들에 대한 몰이해와 도덕적 감수성 부재에서 온 행정적 참사”라고 질타했다.
대책위는 “오세훈 시장은 부적절한 시상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용산구청의 수상을 취소해야 한다”며 “박희영 용산구청장도 참사에 대한 구청과 본인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하라”고 밝혔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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